계엄 후폭풍…코로나 때도 이 정도 아니었다

요식업, 관광업 손님 뚝 연말·연시 특수도 사라져

2024-12-23     김유성 기자

 지역 상권과 관광업 종사자들은 IMF보다 더 어려운 경제 터널을 걷고 있다. 여기에 비상계엄 사태로 연말특수도 사라졌다.  
어려운 경제와 상관없이 맛집으로 호황을 누렸던 식당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부분 좌석이 텅텅 비어있다. 
또 연말 각종 회식과 모임으로 단체손님들의 예약이 줄을 이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없다.  
읍에서 30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보통 연말이면 송년회 예약이 일주일 전에 꽉 차는데, 지금은 예약은커녕 간단한 식사 손님도 없다. 매출이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인건비는 고사하고 임대료도 감당하기 힘들어 진지하게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요식업 1년 장사는 송별회와 신년회 등 연말·연초 특수로 1년을 버틴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해당 시즌에는 회전률이 빠르고 매출이 높아지는 시기다. 
특히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자영업자들의 연말특수 기대는 생각지도 못했던 비상계엄이 터지면서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37년 동안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B씨는 “신년 매출로 1년 장사를 버틸만큼 특수를 누렸는데 올해는 포기했다”며 “IMF와 코로나19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호소했다.
경기를 잘 타지 않는다는 편의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읍내 한 편의점 점주 C씨는 “코로나 때 외식을 자제한 만큼 편의점 매출은 올랐는데, 이번에는 정반대다. 평일 매출 100만원은 나와야 현상유지라도 하는데 매상이 30% 가까이 줄었다”며 “비상계엄령 이후 사람들이 외출 자체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비상계엄으로 관광업 역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땅끝마을, 대흥사, 공룡박물관 등 주요 관광지의 방문객이 급감했다. 
해남공룡박물관 관계자는 “주말에는 최소 1,000명 이상이 방문했는데 대부분 뉴스에 집중하느라 외출이 크게 줄었다. 비상계엄령 이후 12월 현재 주말 방문객은 600~700명으로 줄었다”며 “곧 크리스마스도 다가오고 신년이 가까워지면 관광객이 늘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늦은 단풍으로 주말 관광객이 확 늘었던 대흥사도 마찬가지다.
문화관광해설사 D씨는 “12월 늦은 단풍으로 대흥사와 등산 코스에 차츰 사람들이 몰리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계엄령 이후로 관광객 발길이 끊기면서 신년 관광특수도 사라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어려운 경기에 비상계엄이 촉발한 정국의 혼란이 지속되면서 해남 지역경기도 어두운 터널에 갇히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