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소비 위축으로 경영난 직면

설날, 전복 소비 필요 불법·밀식도 개선 절실

2024-12-31     김유성 기자
소비위축으로 전복값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전복 어가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현재 해남군에는 233어가가 458ha 규모의 시설에서 연간 2,400톤의 전복을 생산하고 있다. 이는 전남 생산량의 약 8%에 해당되며, 해남 어촌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산업이다. 하지만 전복의 산지가격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어민들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22년 12월 1kg(10마리)당 3만9,250원이었던 가격은 2023년 3만2,500원, 올해 12월에는 2만5,000원으로 내려앉았다. 2년 만에 가격이 36%나 하락한 셈이다. 1차 생산자인 어민들은 체감상 전복값이 절반 이상 폭락했다고 입을 모은다. 
황산에서 전복을 양식하는 이원안씨는 “전복값이 폭락하고 판매가 부진해 어가들이 생산비조차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설날에도 소비심리가 지금과 같다면 폐업 어가가 쏟아질 것이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전복은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지만,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고급 선물로서의 가치도 잃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복값 하락은 생산 포기를 불러일으키지만, 가두리 시설을 즉각 해체하기 어려워 이 또하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불법 양식과 밀식까지 더해져 물량 조절이 힘든 구조다. 또 다 자란 전복이 출하되지 못하면서 1~2년산 전복과 치패를 넣을 공간마저 마련하기 어렵다. 
이에 어민들 사이에서 ‘공급량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생산 포기 어가에 대한 일정 보전책과 가두리 시설의 육상 해체 필요성이 제기된다. 가두리 양식장 해체가 어려워 타 양식으로 전환이 힘들고 물량 조절에도 번번이 실패한다는 것이다.
다가오는 설날은 전복 어가들이 경영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