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사막화’ 농촌마을 주민건강 위협
식품 사막화는 신선한 식료품을 판매하는 소매점이 너무 멀리 있는 지역을 말하는 것으로, 1990년대 영국 학자들이 스코틀랜드의 취약 계층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용어다.
그러나 지금은 취약계층을 넘어 농촌지역 대부분의 마을이 식품사막화에 처해했다.
해남군 인구 6만3,280명 중 65세 이상 인구는 2만3,756명으로 37.5%를 차지한다. 그러나 농촌마을은 이미 70대 이상이 80%를 차지한다.
이는 농촌 노인들의 밥상에 신선한 식료품이 놓이기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촌인구가 어느 정도 있을 때는 만물트럭이 마을슈퍼를 대신했다. 그도 사라졌다.
식품사막화를 막기 위해 여러 지자체들이 나서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전북의 ‘내집앞 이동장터’이다.
내집 앞 이동차량은 전북도, 식품의약품안전처, CU편의점이 협업해 CU편의점의 냉장 이동차량을 활용해 운영되며 진안군과 임실군 내 5개 마을을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 한달간 시범운영한다.
전북도는 시범운영의 성과를 내기 위해 마을 주민들의 구매 의향 품목을 사전에 조사해 판매 품목에 반영하고 시범사업 결과물을 통해 농촌지역의 식품 사막화 지원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동장터엔 포장육 취급도 가능하다. 식약처가 식품소매업자가 냉장과 냉동 시설이 설치된 이동형 차량에서 축산물을 진열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충남도의회도 농촌 지역의 신선 식품 공급 시스템이 무너지는 식품 사막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도의원과 교수, 유통업계 관계자, 공무원 등은 ‘농어촌 쇼핑 약자를 위한 이동형 슈퍼마켓 정책 연구모임’을 운영하며 식품사막화 극복 방안을 찾아나선 것이다.
농촌지역인 해남군의 경우 90% 가까운 마을이 식품 사막화에 처해있다.
식품사막화는 농촌주민들의 건강권과 직결된다. 농촌소멸 위에 더해진 식품사막화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