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고철 모아 “나처럼 힘든 사람 도와주세요”

해남읍 강순심씨 위기가정 돕고 싶다

2025-01-13     김유성 기자
해남읍 강순심씨가 캔과 고철을 모아 마련한 성금을 해남읍사무소에 기탁했다.

 

 지난 1월2일 해남읍사무소에 작은 체구의 할머니와 손녀가 들어섰다. 할머니의 손에는 봉투가 들려있었다. 캔과 고철을 판매해서 모은 22만5,000원이 든 봉투였다. 
“내가 손녀를 백일때부터 데려다 키웠는디 너무 힘들더라고요. 나처럼 힘든 사람들한테 라면 한 박스라도 사주고 싶어서 가져왔어요.”
넉넉지 못한 상황에 손녀를 맡아 키우면서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는 강순심씨. 그는 나눔의 의미가 퇴색될까 걱정스러워 경찰서에 몰래 돈을 두고 나오려 했지만, 경찰이 한사코 받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읍사무소에 오게 됐다며 부끄러워했다. 
손녀를 위해 더 바르게 살고자 노력한다는 강씨에게 나눔은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캔과 고철을 모아 판 돈 90만9,000원을 지역인재육성 장학사업기금으로 기탁했다. 14살 손녀딸도 할머니의 큰 뜻을 이해한 것인지 하굣길에 직접 캔을 주워 올 때도 있다. 
박문재 읍장은 “이 돈에 담긴 사랑과 배려가 너무나 크고 깊다”고 깊은 감사를 전했다. 
해남읍 희망돌봄팀은 성금을 기탁한 강씨의 뜻에 따라 위기가정에 후원금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