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기간만 반짝? 미남축제 이대로 좋은가

부스 축제, 나열식 축제 왜 하지? 군민들도 왜 하는지 평가 냉혹

2025-01-24     김유성 기자
해남미남축제가 무엇을 추구하는 축제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군민들이 많다. 주제가 명쾌하지 않은 축제는 하루 먹고 즐기는 축제로 끝난다.

 

 “해남미남축제요? 글쎄요 가긴 했는데 정작 기억에 남는 것은 없어요.” 해남미남축제를 단 한마디로 요약한 말이다. 
축제는 먹거리든 문화든 “아 해남이구나”가 명쾌히 드러나야 한다. 
축제에서 타깃을 정하는 것은 그 상품의 지역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이를 산업화하기 위해서다. 타깃이 약한 축제는 축이 약하기에 축의 허함을 달리기 위해 엑스트라인 숱한 부스만 늘리게 된다. 
또 축제와 아무 관련이 없는 연예인들을 부르고 나열식 행사 내용만 추가하고 또 추가한다. 축이 약한 축제는 돈 먹는 하마처럼 매년 예산만 늘어난다.
해남미남축제, 축제 이후 해남의 이미지 정착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축제가 해남의 산업과 연결되고 있는가. 축제 기간에만 반짝 먹고 즐기는 축제, 축제로만 끝나는 축제. 전남의 남도 먹거리 축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냉혹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해남주민들 내에서도 왜 축제를 하는지, 가장 먼저 검토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미남축제다. 
지난해 6회째 열린 해남 미남축제가 24만여 명의 방문객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하지만 축제의 성공 여부를 둘러싼 평가는 여전히 냉혹하다. 해남 미남축제가 지역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주제와 지역 정체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축제는 해남 특산물 고구마를 중심으로 한 전시관과 전통장을 활용한 미남스토리관 등 해남을 넣으려 시도했다. 또 해남의 외식업체가 참여한 미남 푸드관, 농수특산물을 활용한 주전부리관 등도 운영됐다. 
특히 올해 축제는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친환경적 시도를 보여줬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축제의 전반적인 주제와 기획 방향은 여전히 과제다.
‘미남축제’라는 이름은 지역 특산물과 문화를 포괄적으로 담으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강조하려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은 초기부터 지적된 내용이다. 축제의 주제가 지나치게 광범위해 방문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방문객 사이에서도 “많은 것을 담으려다 보니 정작 무엇을 보여주려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로 성공한 지역 축제들은 대개 단순 명료한 주제를 바탕으로 방문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예를 들어, 화천 산천어 축제나 보령 머드축제,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 제주 들불축제 등 그 축제 이름만으로도 주제를 명확히 알 수 있다. 
반면 해남 미남축제는 남도의 먹거리라는 포괄적인 주제를 내세워 특색을 부각시키려 했지만 산만함만 더해진 결과를 낳고 있다. 축제 출범 당시부터 우려됐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축제의 50% 이상인 3,000여개의 축제가 농특산물 홍보 축제다. 그러나 성공한 것은 먹거리 타깃이 분명한 축제이다. 먹거리 타깃이 분명하면 많은 예산도, 숱한 부스도, 유명 연예인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부스 위주의 축제는 그 성격이 구분되지 않아 전국적으로 붕어빵 축제라는 지적을 받아오고 있는데 미남축제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경제성을 중시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선진 축제는 참가 숫자가 아닌 방문객과 주민 교류를 최우선으로 한다. 특색 없는 지역축제가 아닌 주민의 삶과 사람이 살아 있는 내실 있는 축제가 필요한 이유다. 
지역민조차 축제의 성격과 방향성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움이다. 외부 방문객에게 지역을 알리기 전에, 지역민들이 축제의 가치를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여야 한다는 것이다.
해남 미남축제가 진정한 지역 대표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고구마, 배추, 김 등 해남을 대표하는 특정 품목을 테마로 방문객이 축제의 성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해남 미남축제가 단순한 지역 이벤트를 넘어 전국적인 축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민 중심’의 기획이 중요하다. 
지역민이 축제를 즐기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어야 축제를 통해 지역의 먹거리를 알리는 동시에 주민과 관광객 간의 소통과 교류가 활성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