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재배 배추 직접 관리했더니 예수금 대폭↑

산이농협, 관리·유통 일원화 채소수급조정자금 적립도 가능

2025-02-17     김유성 기자
산이농협은 계약재배 배추의 경우 별도의 인력을 투입, 직접 배추 농사를 지어 배추의 상품성을 높이고 있다.(지난해 병해충 방제)

 

 계약재배한 배추밭은 농협이 직접 관리하며 농사를 짓는다.
산이농협이 배추 작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예수금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산이농협의 예수금은 2023년 1,490억원에서 1,690억원으로 약 200억원 증가했고, 예치금 또한 약 80억원이 늘었다. 
이는 지난해 배추 가격 상승 외에도 산이농협이 배추 농사를 직접 관리·유통하면서 얻은 결과로 분석된다.
산이면은 해남군에서 가장 많은 배추를 재배하는 지역으로, 해남군 전체 배추 재배면적 4,400ha 중 1,100ha를 차지한다. 
산이농협은 계약재배한 배추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과거 30~40만평 규모였던 계약 재배 면적을 13만평 수준으로 줄이고 관리체계를 도입했다.
특히 배추 계약재배는 ‘이미 팔렸다’는 인식이 강해 관리가 미흡한 경우가 많았다. 
이에 산이농협은 계약재배 면적을 줄이는 대신 파종 시기 모종 지원부터 비료, 퇴비, 석회 살포, 겨울 배추 끈 묶기 등 계약된 배추밭을 농민과 협력해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계약만으로 끝내지 않고 직접 인력을 꾸려 배추밭을 함께 일군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상품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해, 가격 하락 시에도 유통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신뢰를 얻었다.
실제로, 매년 배추 홍수 출하로 폐기되는 물량이 발생하면서 농민은 물론 농협에도 큰 재산상의 손실이 발생해 왔다. 
하지만 상품성이 뛰어난 배추는 시장 가격 폭락에도 어느 정도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이농협은 배추 재배면적을 줄이는 대신 품질 향상을 선택해 농민들에게 유통 상인보다 높은 가격을 제공할 수 있었다. 
중간 상인들은 수익을 올리고 떠나면 끝이지만, 산이농협은 수익을 통해 농민들에게 환원사업을 시행하고, 채소수급조정자금을 적립해 어려운 시기를 대비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산이농협의 채소수급조정자금은 바닥난 상태였다. 대부분 농협이 농민 요구에 따라 계약 재배를 진행하지만, 수익 구조가 미비해 채소수급조정자금 적립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산이농협은 체계적인 관리와 품질향상을 통해 1억원 이상의 조정자금을 적립하는데 성공했다.
산이농협 박정문 조합장은 “농사에서 큰 시세 차이를 기다리기보다는 적정물량의 계약 재배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산이농협에서는 계약 후에도 더 나은 상품을 만들기 위한 체계적인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