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권매수 어르신 “일할 곳 있어 즐겁제”
옥천 용심 노인회장 주3일 옥천초 청소
옥천면 용심마을 권매수(89) 어르신으로 인해 옥천초과 그 인근이 깨끗해졌다.
권 어르신은 주 월‧수‧금요일 주 3회 옥천면 소재지로 출근한다. 권 어르신의 일터는 옥천초와 그 주변. 그는 세 발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해 아침 8시부터 11시까지 옥천초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정리한다. 바람에 날린 쓰레기를 줍고, 정리하며 주변을 깨끗하게 단장한다.
혼자서 하는 일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일은 마을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고 있다.
권 어르신은 지난 7년 동안 옥천면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했다. 삼삼오오 조를 이뤄 도로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고, 길을 청소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서 탈락해 더 이상 참여할 수 없게 됐다. 돈은 둘째치고 활동지가 사라진다는 사실에 권 어르신은 옥천면사무소 문을 두드렸다.
권매수 어르신은 “돈을 받지 않아도 계속 일을 하고 싶었다. 돈보다 중요한 게 건강을 유지하고, 마을을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옥천면은 권 어르신이 활동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했고, 이에 권 어르신은 지난 두 달 동안 옥천초 주변을 청소해왔다.
그는 “이렇게 봉사하는 일이 즐겁다. 나와서 활동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특히 마을에서 “정리가 잘 돼 있어 보기 좋다”는 칭찬을 들으면 더욱 보람을 느낀다.
옥천면사무소는 권 어르신처럼 일자리에서 떨어졌지만, 여전히 마을을 위해 봉사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지원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권 어르신은 “나이가 많아 몸이 따라주지 않지만, 마음은 언제나 청춘이다. 예전처럼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그래도 활동을 계속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며 맡은 일에 열심이다.
권 어르신은 12년 동안 마을 이장을 맡았고, 지금은 10년째 노인회장을 맡고 있다. 노인회장직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마을을 위해 해야 할 일이기에 받아들였다.
권 어르신은 오전에 일을 마친 후, 오후에는 옥천 용심마을에서 용동까지 매일 걷기 운동을 한다.
“운동을 하면 몸이 좋아진다. 나이가 많아져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이렇게 활동하며 봉사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60년 동안 화목하게 살아온 가정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부부 사이에서 큰 소리 한 번 낸 적이 없다”고 자부하며, “서로를 배려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자녀들도 그의 봉사활동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