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W 데이터센터…투자기업 믿을 수 있나
재정부실 논란 기업 솔라시도에 건립 목표
해남군이 글로벌 AI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가운데 투자기업인 퍼힐스의 열악한 재정상황이 언론 보도에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월2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하얏트 호텔에서 해남군과 전라남도, 퍼힐스(Fir Hills),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주) 간 ‘솔라시도 AI 슈퍼클러스터 허브 구축’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협약식에는 명현관 군수를 비롯해 김영록 전남도지사, 해남군의회 이성옥 의장, 아민 바드르 엘 딘 퍼힐스 공동의장, 고형권 BS산업 부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퍼힐스는 솔라시도 기업도시 내에 대규모 AI 슈퍼클러스터 허브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초기 15조원을 투자해 AI 컴퓨팅 인프라, 3GW급 데이터센터,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먼저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전라남도와 해남군,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주)는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개발계획 변경 등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솔라시도 기업도시는 지난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이후 신재생에너지 및 데이터센터 산업에 국내에서 가장 최적화된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명현관 군수는 “이번 협약으로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 및 RE100 참여 기업들의 유치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솔라시도 기업도시가 미래 첨단산업의 허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투자 프로젝트를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퍼힐스를 이끄는 구본웅 의장이 최근 재정 문제와 사기 혐의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일간스포츠, 중앙일보, 매일신문 등 국내 주요 일간지 등은 구본웅 의장이 지난해 LPGA ‘퍼힐스 박세리 챔피언십’의 취소 배경에 재정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후원사였던 퍼힐스가 대회 상금과 운영비를 지급하지 못해 결국 대회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예스코홀딩스의 700억원 손실, 영화사 쇼박스와 1,400억원 규모 투자 계약 후 대금 납입 실패로 계약 결렬 등 다수의 계약이 불이행된 사례를 보도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협약에 따른 실제 투자 집행이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라남도와 해남군은 퍼힐스의 재정 문제와 관련한 논란을 인지하고 있으며 추후 교섭을 통해 세부 사항을 점검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전력생산량 1GW는 10만 가구가 한 달 동안 생활할 수 있는 전력량으로 홀딩스가 제시한 3GW 규모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1기가와트 이상의 전력을 보유한 데이터센터는 흔치 않다. 데이터센터 유치는 한국 외에도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