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김 가격 널뛰기…출하 날짜 따라 명암 갈려
한달새 가격 5배 차이 불법 양식장 난립 원인
올해 물김 가격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어민들이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폐기되는 물량이 속출했던 물김이 2월 중순 들어 20만원까지 가격이 급등했다.
그러나 불과 며칠 만에 다시 5만원까지 폭락하는 등 가격이 출렁이면서 어민들은 ‘이제는 날짜 맞추기 싸움’이라며 한숨을 쉬고 있다.
올겨울 전국적인 물김 생산량 증가로 인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한때 가격이 바닥을 쳤다.
특히 1월 중순에는 120kg 한 포대 가격이 4만원대까지 하락했고, 이로 인해 전국에서 600톤이 넘는 물김이 폐기됐다.
2월 중순이 지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며 한때 포대당 22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불법 면허지에서 단속의 손길이 닿지 않은 사이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다시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26일 기준 물김 가격은 5~7만원대로 주저앉았고, 불과 4일 만에 3배 가까이 하락했다.
물김 가격 변동의 가장 큰 원인은 불법 양식장의 난립으로 꼽히고 있다.
어민 A씨는 “전남도 일대 무면허 양식장에서 단속 배가 빠져나가기만 하면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정식 면허를 받아 양식하는 어민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며 “단속이 소홀한 불법 면허지에서 한꺼번에 물량이 쏟아지니 가격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가격 급등락에 대해 어민들은 ‘날짜 맞추기 싸움’이라고 말했다. 한 번만 잘 맞추면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식의 도박과도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월22일 기준 올해 위판 실적을 보면 39만 포대(4만7,000톤)가 출하돼 위판액이 700억원에 이르렀다.
포대당 평균 가격은 17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0억원 가량이 상승했다.
하지만 날짜에 따라 누군가는 포대당 3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가 하면 누군가는 포대당 5만원도 받지 못한 상황이 일어났다.
물김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생육상태에서도 날짜 선택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해수부에서는 최근 물김 가격 하락 대책을 위해 관련 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단기적인 조치만으로는 반복되는 가격 폭락 문제를 막기는 어렵다는 것이 어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어민들은 “물김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않으면 양식 어민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며 “불법 양식장 단속을 강화하고, 적정 생산량을 유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어민들 사이에서 제기된 불법 양식장 문제는 K-푸드 열풍을 따고 더욱 치밀하고 광범위하게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