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영, 영국 브라이턴과 계약 축구팬들 깜짝
읍 연동 박수심씨 손주 국가대표 이어 유럽 진출
해남읍 연동마을에 밤 12시가 넘도록 불이 꺼지지 않는 집이 있다. 박수심(82) 어르신의 집이다.
늦은 밤, 마을회관 혹은 집안의 TV 앞에 앉아 축구 경기를 시청하는 것이 어르신의 최대 즐거움이 됐다. 여전히 축구 룰도, 전술도 모르지만, 단 한 명 선수의 플레이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챙긴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손주 윤도영 때문이다.
지난 3월21일 윤도영 선수의 EPL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 계약은 축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브라이턴은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29경기 승점 47점으로 7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이다.
계약 기간은 5년으로 윤도영은 A매치 브레이크 기간을 통해 브라이턴으로 건너가 최종 사인을 마쳤다. 윤도영은 유럽 이적시장이 열리는 올여름 한국을 떠나 브라이턴에 합류할 예정이다.
AFC U-20 아시안컵 축구 국가대표 출신인 윤도영 선수는 해남읍 연동 박수심 어르신의 장남 윤장현(53)씨의 외아들로, 고교 시절부터 특급 유망주로 주목받았고 지난해 대전 하나 시티즌과 준프로 계약을 맺으면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021년에는 U-15 전국 대회에서 3관왕을 이끄는 핵심 선수로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고, U-18 시절에는 충남기계공고 소속으로 AFC U-17 아시안컵 준우승, FIFA U-17 월드컵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그는 2024년 1월 대전하나시티즌과 준프로 계약을 체결한 뒤, K리그1 최연소 데뷔 기록(17세 6개월 27일)을 세우며 정식 프로 무대를 밟았다.
무엇보다 윤도영의 장점은 공간 감각과 침투 타이밍, 그리고 과감한 드리블이다. 작은 체구지만 기민한 몸놀림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고, 상대 허를 찌르는 패스와 컷인을 통해 공격의 활로를 열어낸다. 키는 작지만 시야는 넓고, 두려움 없는 플레이로 팀 내에서도 에너지 넘치는 선수로 통한다.
박수심 어르신은 “똘망똘망 하지만 덩치가 작아서 항상 속상한 아이였다”며 “대전에서도 잘했고, 외국에서도 잘할 거라 믿는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