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입고 그림 그리며…삶의 마무리

해남보건소 웰다잉교육 경로당 14개소서 7주 진행

2025-03-31     조아름 기자
황산면 한자마을 어르신들이 웰다잉 프로그램 중 하나인 ‘추억의 사진’을 찍기 위해 드레스를 입었다.

 

 “결혼식 때에도 못 입어본 드레스를 원 없이 입어보네.”
황산면 한자마을 어르신들이 웰다잉 프로그램 중 하나인 ‘추억의 사진’을 찍기 위해 드레스를 입었다. 난생처음 드레스를 입어보는 어르신들은 도통 입고 벗는 게 어렵다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이번 웰다잉 교육은 존엄성과 품위를 지키며, 삶을 마무리하는 과정을 담았다. 해남군보건소는 지난해보다 6곳을 늘려 14개소에 총 8회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웰다잉 교육은 14개소에서 이뤄졌으며, 내사진료소 고수마을, 삼산지소 신흥마을, 화산지소 명성마을, 현산지소 하구시마을, 마산지소 월곡마을, 한자진료소 한자마을 등이다.
‘웰다잉’을 처음 접한 한자마을 어르신들은 “그동안 고생하며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여생에 대한 생각을 새로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계곡 용호마을 어르신들은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그네 타기와 꽃 그림에 색칠을 하며, 어르신들은 “80~90세를 훌쩍 넘어 지금껏 고생한 자신을 치유하는 자리다”고 입을 모았다.
어린 시절을 그림에 색칠하면서 그때를 회상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바로 웰다잉이다. 
웰다잉 수업을 통해 결국 삶과 죽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잘 죽는 것이 잘 사는 것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웰다잉 교육은 7주 동안 다양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먼저 웰다잉 교육의 목표 및 필요성, 나의 발자취, 인생 곡선 그리기, 정리할 물건 리스트 작성하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 쓰기, 용서할 사람과 화해할 사람 작성하기 등 다양한 실습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웰다잉 수업을 진행해온 김민성 강사는 “어르신들은 자신들 이름보다는 다른 역할의 이름으로 살아왔지만 웰다잉 수업에서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며, 정서적 힐링을 얻는다”며 “웰다잉 프로그램을 통해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법, 노년에 품위 있는 삶과 아름다운 마무리를 배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