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하다…동편제 거장 이난초 흥보가 공개무대

3월30일 오후 2시, 해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2025-03-31     박영자 기자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이자 이난초 명창이 3월30일 해남문화예술회관 에서 이난초 흥보가 공개행사를 연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이자 우리나라 판소리계 거장인 이난초 명창이 오는 3월30일 해남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이난초 흥보가 공개행사를 연다. 
서편제 맥이 흐르는 해남에서 해남출신 명창의 힘이 넘치는 동편제 흥보가를 즐길 수 있는 기회이다. 특히 서편제가 섬세한 기교에 비애가 섞인 계면조가 주조를 이룬다면 동편제는 뚝뚝 떨어지는 대마디 장단이 많고 단순 웅장한 게 특징이다.
이날 행사는 이난초 명창과 제자들의 동편제 흥보가 완창으로 시작, 흥겨운 남도민요 무대로 이어진다. 특히 대통령상을 수상한 해남출신 임현빈, 고현미, 천희심, 정주희 명창 등이 출연,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를 선보인다. 북은 해남출신 대통령상 수상자인 임현빈, 공도순이 잡는다.  
이난초 명창은 동편제 판소리 홍보가 예능보유자이다. 동편제 판소리는 송흥록-송광록-송우룡-송만갑-김정문-강도근으로 이어지는데 이난초 명창은 강도근 명창을 만나 남성적인 동편제소리의 특징인 통성을 배우며 본격적인 소리꾼의 길을 걷게 됐다.
강도근 명창은 조선조 말 명창으로 추앙받았던 송만갑의 판소리 맥을 이어받아 동편제 소리를 고수해온 명창이자 환갑을 넘기고서야 판소리계에 이름을 내기 시작한 은둔의 예술인이었다.
꿋꿋하고 장엄한 동편제 창법을 그대로 구사한 강도근 명창은 1988년 70세의 나이에서야 비로소 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로 지정받았고 그 뒤를 이어 이난초 명창이 2020년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로 지정, 동편제 거목으로 우뚝 섰다.  
이 명창은 여자 임방울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상청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고, 통성과 철성을 겸비한 몇 안 된 여류명창이기 때문이다. 
이 명창의 소리는 쇠망치로 내려치듯 시원함이 있고 진행 속도가 경쾌하고 끝마침이 명확하다. 또 긴장감이 있고 장단에 한 치의 오차가 없는 것으로도 평가를 받는다.
이난초 명창은 1959년 황산면 남리에서 육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33세 때 최연소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명창계에 이름을 올린 이 명창은 국악계통의 집안에서 자란 덕에 자연스럽게 소리를 접했다. 아버지는 아쟁과 꽹과리 등 모든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뤘고 어머니도 소리를 했다.
이러한 집안 분위기로 모든 형제가 국악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다. 큰 언니인 이인자씨는 우수영부녀농요 전남 무형문화재 보유자이고 둘째 언니 이수자씨는 전남 무형문화재 해남오구굿 보유자이다. 
또 영화 ‘휘모리’로 유명한 이임례 명창은 이모이고 아쟁과 북으로 유명한 이태백과는 고종간이다. 그리고 둘째언니 이수자씨의 아들 임현빈도 대통령상을 수상, 명창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난초 명창은 강도근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금에도 남원에서 강도근 판소리 보존회 이사장을 맡아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다. 
해남출신 대통령상 수상자인 천희심, 장미례, 고현미, 임현빈, 정주희 명창도 그에게서 소리를 배웠다.
한편 동편제는 섬진강을 중심으로 전라도 동쪽 지역에 있는 남원, 운봉, 구례 등지에서 불리던 소리제로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아 서편제와 대비된다. 서편제가 슬픈 곡조인 계면이 많고 유연하고 화려하다면, 동편제는 기교가 적고 박자가 빠르며 직선적이다.
쭉쭉 뻗는 우렁찬 소리가 매력이기 때문에 동편제에서는 소리꾼의 풍부한 성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