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비’ 덫에 걸려 아찔…달마산서 생환
이빨 드러내며 격렬 저항 치료 후 다시 자연으로
2025-03-31 김유성 기자
달마산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담비가 불법 설치된 덫에 걸렸다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담비는 날렵한 몸과 민첩한 사냥 실력으로 ‘숲 속의 맹수’라 불리는 포식자지만, 이날 만큼은 인간의 손길이 필요했다.
지난 3월23일 오전 10시쯤 해남소방서에 “달마산 등산로에 담비가 덫에 걸려 있다”는 등산객의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조대는 등산로 초입에서 3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담비를 발견했다.
갈색 털이 매끈하게 빛나는 담비는 몸길이 50cm, 무게 5kg 정도로 고양이보다 약간 큰 덩치였다.
하지만 좌측 앞다리가 덫에 깊숙이 물려 있었고, 고통에 날 선 이를 드러낸 채 구조대에 맞섰다.
포획망을 들이대자 담비는 마지막 남은 힘으로 거세게 저항했고, 구조대는 10여 분간 사투 끝에 겨우 담비를 덫에서 풀어낼 수 있었다.
구조된 담비는 곧바로 순천의 야생동물보호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치료가 끝나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담비는 천연기념물은 아니지만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개체 수 감소로 인해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돼 있다.
소방서 관계자는 “담비는 생태계 건강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존재”라며 “불법 덫 설치는 명백한 범죄로, 야생동물에게 치명적이다”고 밝혔다.
한편, 달마산은 남해를 굽어보는 전남의 명산으로, 매년 많은 등산객이 찾지만 무분별한 덫 설치로 인한 야생동물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