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바쁜 사업가…4개월째 “우리 이장님”

화산 사포리 정경섭 이장 감로수산 일도 바쁜데

2025-04-14     조아름 기자
                화산면 사포마을 정경섭 이장은 이제 4개월차 신임이장으로, 마을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해남 김산업에서 권위 있는 대표님이 마을 신임이장으로 나섰다. 
화산면 감로수산 정경섭(71) 대표는 지난 1월 사포마을 이장이 됐다. 처음에는 ‘이장님’이라고 불리는 게 어색했다는 그는 마을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불철주야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탁월한 김가공 기술력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일본까지 김을 수출해야 하는 본업도 바쁜 그가 이장을 맡게 된 것은 바로 마을 화합을 위해서였다.
주민 간 갈등과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인물로 주민들이 그를 추대한 것이다. 20일간 이장 없는 공백이 이어지자 그는 결국 이장직을 수락했다. 
정경섭 이장은 “본업으로도 이미 바쁘지만 마을 화합을 위해 1년이라도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이장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이장은 이장직 수락에 앞서 주민 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민 모두에게 약속을 받았다. 민원 제기는 이장을 통해 접수하고, 주민 간 문제가 있을 때는 개발위원회, 총회를 통해 억울함을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마을 내에서 최대한 문제를 해결해 감정의 골이 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제 4개월차 신임이장인 그는 마을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그는 이장수당도 모아서 마을에 희사할 계획이다. 
마을회관 앞에 설치된 타일이 미끄러워 어르신들 미끄럼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미끄럼 방지 타일로 교체했다. 또 마을에 물김 트럭이 다녀, 도로폭이 좁다는 민원 해결을 위해 자신의 땅을 희사, 공사비 3,500만원을 들여 길을 2m 가량 넓히는 공사를 했다. 
날이 풀리면 마을 어르신들이 모여 시간을 보내는 정자 주변의 방치된 나무를 걷어내고, 은목서 등을 새롭게 식수했다. 
정경섭 이장은 4개월 동안 마을일을 하면서 이렇게 이장의 업무가 많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특히 농업과 관련된 지원사업 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농업에 대한 공부도 하고 있다.
또 주민들의 생활편의에 관한 민원들을 해결하기 위해 마을안길 공사, 축사 및 논 침수 등 현장을 살피고 면사무소를 방문,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정 이장은 주민 간 묵은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정경섭 이장은 “주민 간 서운한 마음들을 잘 들어주고, 식사를 하면서 잘 화합할 수 있도록 중간자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경섭 이장은 기술력에 있어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김가공 공장인 감로수산을 운영하고 있다. 정 대표 집안은 4대째 김산업에 종사해온 집안이다. 정 대표의 부모님과 조부 모두 김양식에 몸담았고 정 대표의 장남도 대를 이어 김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한국김산업연합회 회장을 5년 동안 역임했으며 국토해양부 장관상, 농수산물 백만불 수출탑, 전남도지사상, 해양수산부 장관상, 해남군민의상 등 각종 상을 휩쓸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