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구한 영웅들…5인의 명장 기억하자
충의 상징 ‘오충사’ 제향 이순신, 류형 등 배향
조선의 명운이 달린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위해 싸웠던 대표적인 인물들이 배향된 곳이 해남읍 용정리 오충사이다. 해남의 여러 사우 중 충(忠)을 대표하는 사우로 문내면 충무사와 더불어 이순신이 배향된 사우이기도 하다.
해남군 향토유적 제16호로 지정된 해남읍 용정리 오충사(五忠祠) 제향이 지난 4월10일 봉행됐다. 마을의 이름을 따 ‘용정사(龍井祠)’로도 불린다.
오충사는 이름 그대로 다섯 충신인 이순신과 류형, 이억기, 이유길, 이계년을 모신 사우다. 임진왜란 때 해남에서 활약했거나 해남에서 태어난 명장들이다.
임진왜란 당시 해남현감이었던 류형은 공주 출신으로 난중일기에도 많이 등장한다. 류형은 해남에서 군량을 확보하고 왜적에 붙은 자들을 잡아오는 등의 역할을 했다.
또 정유재란 이후 통제사 이순신 막료로 수군재건에 노력했고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이순신을 대신해 전투를 지휘했다. 1602년 삼도수군통제사에 이어 충청도, 함경도, 경상도, 평안도, 황해도 병마절도사를 지낸 조선의 명장이다.
칠천량해전에서 전사한 이억기는 임진왜란 때 전라우수사를 맡아 이순신과 당항포·한산도·안골포·부산포 해전에서 활약했다. 이순신이 조정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잡혀갔을 때 이순신의 무죄를 변론하기도 했던 그는 원균 휘하로 참여한 칠천량해전에서 전사했다.
삼산면 충리 출신 이유길은 임진왜란 때 아버지가 왜병에게 해를 입자 17세의 나이로 이순신 막하에 들어가 명량해전에서 활약했다. 삼산면 충리 마을회관 앞에 이유길 장수유허비가 세워져 있다. 해남출신 이계년은 어머니 3년상인데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훈련원첨정(訓鍊院僉正)이 돼 의병 200여 명을 규합, 김천일을 따라 진주성을 방어하다 성이 함락되자 촉석루에 올라가 남강에 투신했다.
현재 오충사는 김장균 전 성균관유도회 해남군지부 회장이 원장으로 복무하고 있으며 지난 4월10일 제향에는 초헌관에 윤광천 전 전교, 아헌관에 김영균, 종헌관에 김인봉이 참제했다.
김장륜 원장은 “오충사는 조선을 구한 영웅들이 모셔진 충의 상징이다”며 “그 정신을 잇고자 함께해 주신 후손들과 제를 주관한 향교 유림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오충사는 숙종 38년(1712) 이순신을 배향한 충무사로 건립됐다가 영조 16년(1740) 류형을, 정조 20년(1796)에 이억기를 추배하면서 민충사로 개칭됐다. 이어 순조 29년(1829) 이유길과 이계년을 추배, 오충사라는 이름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