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경쟁력
우리는 디지털 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1990년대 초, 개인용 컴퓨터(PC)가 우리 삶의 풍경을 바꾸었고 2010년 무렵,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우리 삶 전체가 손바닥 안으로 들어왔다. 2022년, 또 한 번의 지각변동이 일어났으니 바로 챗GPT의 등장이다.
‘AI 대중화’라는 새로운 장이 열린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생활방식의 혁신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변화는 진행 중이다. 이 흐름을 놓치면 되돌리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많은 전문가는 앞으로 수많은 직업이 AI에 의해 대체되리라 전망한다. 그 시작은 아이러니하게도 ‘고소득 전문직’이다.
의사, 변호사, 회계사처럼 수십 년 공부 끝에 얻은 자격증조차 무력해질 듯하다.
현재도 일부 로펌이나 병원에서 신입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고 한다.
숙련된 직원이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과거 신입직원 몇 명이 며칠 걸려 하던 일을 단 몇 분 만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효율성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몇 년 후 숙련된 직원까지 은퇴하면 어떻게 될까? 산업 인력 공백이 걱정될 정도이다.
그렇다고 미래 세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공부와 판단력이 요구된다. 챗GPT의 성능은 질문자의 수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좋은 답변을 얻기 위해, 기본적인 상식과 지식이 필수다.
결국, 교육은 더욱 중요해진다. 앞으로 교육은 개인의 성향과 진로, 수준에 맞춰 A.I가 ‘맞춤형 교사’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학생은 자신의 AI 교사와 함께 학습하고, 선생님들은 학생에게 동기 부여하고 방향을 잡아주는 조언자와 고민 상담해주는 역할로 바뀔듯하다.
교과서와 진도표조차 ‘나만을 위한’ 세상에 하나뿐인 것이 된다. 진정한 개별 맞춤 교육의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최근 지인이 임대차에 관해 물었다. 그냥 ‘임차인의 권리’를 물은 게 아니라, 실제 임대차보호 법상 어떤 주장을 할 수 있는지, 관련 조문과 판례까지 정리해달라고 챗GPT에게 요청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마치 전문가처럼 정확한 법 조항과 최신 판례를 정리해줬다.
시험 삼아 소장 초안을 만들어보라고 하니, 원고·피고란 만 비워둔 깔끔한 서식을 단번에 완성해 줬다. 법무사나 변호사들이 긴장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내가 관심 있는 사주명리학도 마찬가지다. 만세력을 보고 사주원국을 입력하면, 굉장히 수준 높은 사주풀이를 공짜로 볼 수 있다. 앞으로 1년 정도 지나면 굳이 점집을 찾아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어떤 분야이든, A.I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다가오는 6월4일,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다. 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국가적 투자와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김대중 정부가 초고속 인터넷망을 깔아 20년 뒤 한국이 정보통신 분야의 선두주자가 된 것처럼, 이번 정부도 미래 먹거리에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타이밍을 놓쳤지만, 지금이라도 전방위적 AI 인프라 구축과 교육 혁신을 이뤄야 한다.
해남군에서도 최근 군민 대상 챗GPT 교육이 시작됐다.
군민뿐 아니라 공무원들도 자신의 업무에 AI를 접목해 효율을 높이는 훈련이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이제는 ‘사람이 얼마나 잘하느냐?’보다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경쟁력을 결정짓는다. 해남 역시 이 변화의 파도 위에 올라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