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세 아들…96세 치매 어머니와 10년째
해남읍 평동리 명재국씨, 어버이날 효자상 수상
“10년째 치매를 앓고 계시는 어머니를 집이 아닌 다른 곳으로 보내드리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돌아가실 때까지 집에서 모시려고요.”
96세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명재국(72‧해남읍 평동리)씨는 어머니의 치매 생활이 길어지는 만큼 자신을 위한 시간도 그만큼 줄어든다. 그렇다고 자신의 행위가 효자니, 모범적인 자식의 도리라는 생각을 가진 적도 없다. 그는 시설이 좋은 요양원에 부모님을 맡기는 것도 다른 형태의 자식된 도리라며 다만 집에서 부모님을 모시는 일이 드물기에 자신의 행위가 눈에 띌 뿐이라고 말했다.
명재국씨는 지난 5월8일 어버이날을 맞아 전남도지사상을 수상했다. 주변에서 추천해 받는 효자상이다.
5남매 중 장남인 그의 가족은 광주에서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19년째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고 또 10년째 치매 어머님의 수발을 맡고 있다. 현재 어머님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치매와상 환자다. 식사 시중, 대소변까지 모든 손길이 필요하다. 다행히 낮 시간에는 요양보호사의 도움이 있어 그는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현재 흑석산자연휴양림에서 기간제로 근무하고 있는데 퇴근 후에는 곧바로 집으로 돌아와 어머님 곁을 지킨다. 따라서 친구들과의 만남이나 나들이, 가족이 있는 광주에 가는 시간은 그에게 허락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지금의 삶이 힘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단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온 그는 요양보호사가 준비해 놓은 죽으로 어머니의 저녁 식사를 돕고 다음날 출근 전까지 어머니를 돌본다.
그는 어머님을 모시는 것이 장남인 내 몫이라 생각하니 형제간의 갈등도 없다며 광주 집에 못가는 자신 대신 아내가 1주일에 한번 해남을 찾아오고 있다고 했다.
명재국씨의 사연을 해남우리신문에 알려온 김남식(74)씨는 “96세 치매 어머님을 요양병원이 아닌 집에서 모시는 일은 극히 드물다”며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어머님을 모시는 것에 주변의 칭찬이 자자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