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란청년회…아무리 바빠도 수요일은 해양청소
아버지 대부터 내려온 전통 주민들 환경인식도 개선
김발 철거철인 요즘이 해양쓰레기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시기다. 부표, 끈, 페트병 등 다양한 쓰레기가 쌓인다.
송지면 어란마을 청년회는 매주 수요일마다 어란 항만과 마을안길 청소를 한다. 이는 어란마을의 오랜 전통이다.
김양식 1세대였던 아버지 때부터 청년회가 청소를 도맡아 해온 것을 지켜본 2세대들은 자연스럽게 그 일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어란청년회 회원은 50명 이상으로 수가 많다 보니, 4개 조로 나눠 청소를 하는데, 매달 한 번씩 순번이 돌아온다.
어민들이 바다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모아 항만에 두면 어란청년회가 주 1회 수거하는 방식이다.
김현(44) 청년회장은 “아버지들이 수십 년 해오신 청소를 청년회가 잇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환경 오염을 막자는 인식이 생겼고 바다가 깨끗해졌다”고 말했다.
어란마을에는 주민 800명, 외국인 근로자가 200명이 거주하는 마을로, 불법 쓰레기 때문에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아왔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불법투기된 쓰레기를 청년회가 매주 봉투에 담아 정리하니 외국인들과 주민들의 인식 변했다. 불법투기된 쓰레기가 줄었고, 종량제 봉투 사용이 늘어난 것이다.
최인재(41)씨는 “동네를 깨끗하게 유지하자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청년회가 행동으로 보여주니 주민들의 환경 인식도 높아졌다”며 “마을을 찾아오는 분들에게 깨끗한 항만으로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청년회는 항만을 중심으로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고 육상집하장에 하차한다. 1톤 트럭으로 보통 3~4대, 많을 때는 5대까지 쓰레기가 수거된다. 쓰레기 수거부터 집하까지는 1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박진현(36)씨는 “어란에 귀어한 지 10년 차다. 청년회 단합이 잘 되어, 항만을 깨끗하게 유지하고자 함께 노력한다”며 “고래 등 해양생물들이 해양 쓰레기를 먹고 죽었다는 기사들을 보고 더 깨끗하게 하려고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송지면은 어란청년회 뿐만 아니라 면사무소, 어촌계, 해양경찰, 해양환경지킴이 등 스스로 바다를 지키려는 움직임으로 성과를 낳고 있다.
‘해양환경지킴이’는 바닷가 쓰레기도 육상의 환경미화원 제도처럼 매일 수거해 송지면 바다를 더욱 깨끗하게 만들고 있다.
이들은 어란, 동현, 학가, 내장, 송호, 우금, 엄남포, 소죽, 죽리, 통호, 갈두 등 12개 어촌마을의 해양쓰레기를 상시적으로 수거하고 있다.
매일 2개 지역을 다니며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바다에서 주로 배출되는 폐스티로폼도 감용기를 운영해 처리한다.
또 면사무소, 어촌계, 청년회 등의 울력을 통해 해양쓰레기를 연간 한두 차례 대거 수거한다. 지난 5월13일에는 바다의 날을 맞이해 어란마을에서 연안 정화 활동을 추진했다.
해안가 주민들이 느끼는 바다의 변화는 더욱 크다. 쓰레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바닷가가 깨끗해지면서 해안가를 일상에서 맞이하는 주민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