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상 받던 날 “나도 자식도 울었어”
읍 관동 박전북 어르신, 어버이날 대통령 표창
자녀들을 홀로 키워낸 박전북 어르신은 대통령상을 받던 날, 삼남매 자녀와 함께 울었다. 지난한 세월, 어미의 마음을 아는 자녀들은 “엄마는 상을 받을 자격이 있어. 온갖 고생을 하며 우리를 키웠잖아”라며 위로했다.
해남읍 관동리 박전북(72) 어르신이 지난 5월8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53회 어버 이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박전북 어르신은 마을에서도 존경받는 어르신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홀로 삼남매를 훌륭한 사회인으로 키워냈고 마을의 어려운 이웃도 살펴왔다. 그는 2남1녀 윤정숙(55), 영식(52), 영삼(49)씨의 어머니다.
황산면 송호리가 고향인 박 어르신은 꽃다운 스무 살 나이에 광주로 시집가 남편을 만났다. 가정을 돌보지 않고 술만 마셨던 남편, 다섯 가족은 살길을 찾아 시댁인 관동으로 내려왔다.
가장이었던 그는 어린 시절 친정어머니를 보며 어깨너머로 배웠던 농사를 살기 위해 시작했다. 남편은 술 때문이었는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그때 박전북씨의 나이 44세였다.
박전북 어르신은 “홀로 자식을 키우며 친정어머니 생각을 많이 했다. 내 나이 7살 때 어머니는 혼자가 되셨고 우리 6남매를 홀로 키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에게 남겨진 3명의 자녀, 두 손 마를 날 없이 품앗이며, 자식들 끼니며, 바쁘게 악착같이 살았다. 마늘, 깨, 고추, 콩 등 안 한 밭농사가 없을 정도로 열심히 살았고 당시 300만원 빚을 졌지만 번듯한 집도 마련했다.
박씨에게 가장 큰 자랑은 잘 자란 자식들과 반듯한 손주들이다. 모난 자녀 없이 착하게 장성해 가정을 이루고 다섯명의 손주까지 봤으니 더할 소원도 없다.
해남과 광주에 사는 자녀들은 어머니를 살뜰히 챙긴다.
이제 건강하게 살다 죽는 것을 바랄 뿐이라는 박 어르신은 50여평의 밭농사를 지어 자식들에게 나눠주는 재미로 산다. 여전히 자녀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엄마는 김치며, 제철 농산물, 반찬을 만들어 자녀들에게 보낸다.
자녀들은 대통령상 수상을 축하하며, 마을주민들에게 식사대접을 했다. 그동안 어머니의 이웃으로 마음을 다해 준 것에 대한 감사함을 담은 식사였다.
관동리 박동온 이장은 “자녀들을 홀로 훌륭히 키워낸 어르신의 공로를 알아 추천을 했고, 큰 상을 받으시니 마을의 경사고 기쁨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