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무직의 10년 피땀…해남군 기후환경 ‘대상’
해양수산과 김지홍 공무직 폐스티로폼 감용기 운영
해남군이 SBS와 환경부에서 공동 주최하는 2025년 기후환경대상을 수상했다. 해남군에 대상을 안겨준 주인공은 이동식 차량을 이용한 폐스티로폼 감용기였다.
바다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폐스티로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수부는 2002년부터 고정식 폐스티로폼 감용기 보급사업을 펴왔다. 그러나 고정식 감용기는 실효성이 떨어져 활성화에 실패했다. 이에 장흥군이 최초로 이동식 감용기를 고안해 내놓았지만 이도 실패했다. 그런데 2015년 해남군이 우리가 해보겠다며 이동식 감용기 구매 후 이를 성공시켰다. 성공 이유는 공무직 직원 때문이었다.
스티로폼 감용기는 전문인력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기계이다. 그런데 전문인력이 공무직에 응시하는 것도 드물지만 미세플라스틱 먼지에 발전기 소음, 여름철 더위와 겨울철 혹한 등으로 이를 버틸 인력도 찾기 힘들다.
이러한 인력을 구하지 못해 실패한 장흥군과 달리 해남군은 자동차 관련 학과를 졸업해 감용기 차량 운전부터 폐스티로폼 감용까지 척척 해내는 김지홍씨를 만나게 됐다.
해양수산과 최명석 팀장은 “장흥군은 폐스티로폼 감용기를 운영할 인력을 구하지 못한 반면 해남군은 김지홍씨라는 소중한 인력이 들어와 10년 넘도록 쉼 없이 감용기를 운용할 수 있었고 전국 지자체 모델로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SBS와 환경부에서 공동 주최하는 기후환경대상은 기후변화 부문과 물관리 부문, 자원순환, 자연보호 등 4개 부문의 우수사례를 시상하는 상이다. 해남군은 폐스티로폼 감용기로 자원순환 부문 수상에 이어 전체 대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얻었다.
폐스티로폼 감용기는 폐스티로폼을 시간당 100kg 감용처리한다. 김양식과 전복양식에서 배출되는 폐스티로폼 대부분의 양을 처리한다.
현재 해남군은 김양식 60% 이상을 친환경 부표로 교체한 상태다. 나머지 김양식 40% 면적에서 나오는 폐스티로폼과 전복양식장의 폐스티로폼을 감용기로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폐스티로폼 감용기를 운용하고 있는 김지홍씨는 비가 오지 않는 한 바닷가에서 생활한다.
김지홍씨는 “감용기를 운전해야 하고 또 폐스티로폼이 처리되는 동안 기계 옆을 떠날 수 없다. 미세먼지, 소음 등 작업환경이 열악하지만 바다를 살리고 폐자원을 재활용한다는 보람 때문에 10년 간 버텨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폐스티로폼 감용기 덕분에 어민들의 의식도 많은 변화를 맞았다”며 “해남군의 대상 수상에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폐스티로폼 감용기를 통해 압축된 성형물은 건축 몰딩, 경량 콘크리트, 부직포 등 다양한 곳에 재활용된다.
한편 시상식은 지난 5월23일 서울 마포구의 SBS프리즘 타워에서 방문신 SBS 사장을 비롯해 김완섭 환경부 장관,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임상준 한국환경공단 이사장과 부문별 수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해남군에서는 명현관 군수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