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80대 할머니들 사자성어 수업 “오진다”
화산면주민자치회 매주 월 한문교실
화산면주민자치회 사무실, 매주 월요일 사자성어 교실이 열리는 날이다. 수강생은 60대부터 80대까지 대부분 할머니들이다.
사자성어 수업에 농촌의 할머니들이 과연 참여할 것인가는 기우일 뿐, 20여명의 할머니들이 수강신청을 했다.
지나가는 길손의 손도 아쉽다는 농번기철인데도 10여명이 넘은 할머니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지난 6월2일 수업은 조선시대 해남읍성에 대한 수업, 그동안 사자성어를 공부하던 수강생들이 요청해 열린 해남읍성 수업이다.
윤영애 강사는 군청 앞에 서 있는 수성송의 유래부터 왜구의 침입 때문에 해남현감은 문관보다 무관이 많았다는 이야기, 읍성 안에 있었던 동헌과 객사, 향청 등 각 건물의 역할에 대해 상세히 들려줬다.
수강생들은 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비보림 서림공원의 탄생배경과 해남을 거쳐 간 현감이 192명에 이르렀다는 설명 등 해남읍성 이야기가 재밌기만 하다는 표정들이다.
화산면주민자치회 사자성어반의 제일 막내 격인 유광임(61‧관동)씨는 남편 최재선(63)씨와 함께 매주 수업에 참가한다.
유광임씨는 “학창시절 배웠던 역사를 사자성어를 통해 다시 배우고 또 다른 관점으로 해석되는 수업이 흥미롭다“며 “관동마을로 귀촌한지 2년 됐는데 이러한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행운이다”고 말했다.
남편 최재선씨도 한국의 역사를 많이 들었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향토사를 배우는게 흥미롭다고 했다.
제일 어른 격인 정순요(86‧월호) 할머니는 “모르는 것을 배우는 것이 재밌다. 오늘은 해남읍성을 배우고 싶다고 요청했는데 우리가 자주 가는 읍성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것도 즐거운 일이다”고 했다.
사자성어반은 말 그대로 사자성어를 배우는 수업이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사자성어를 통해 한국의 역사와 해남역사가 곁들어진다.
효와 관련된 사자성어를 배울 때는 고산 윤선도와 녹우당을 이야기하고 스승의 날엔 추사와 이상적의 관계를 논한다.
5월 부부의 날엔 퇴계의 사랑이야기, 황진이의 사랑 이야기 등 사자성어와 함께 조선시대 여러 인물들을 끌어낸다.
한편 윤영애 강사는 2000년부터 노인, 학생, 주부 등을 대상으로 한자와 고사성어를 가르쳐왔고, 노인종합복지관에서도 15년째 고사성어 수업을 지도하고 있다.
윤 강사는 한자의 원리를 이야기식으로 풀어주며 쉽고 재미있게 결합시키기에 너무도 유익한 수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문화관광해설사로 근무하기 때문에 지역의 관광자원, 역사 등과 연결한 구수한 이야기가 담긴 한문수업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