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복 요리 한 상…창의적 언어가 솔솔
해남읍 청솔복집 25년 음식 철학 눈길
해남읍 수성리에 위치한 청솔복집은 복요리 하나로 오랜 시간 단골이 찾는 집이다.
복어를 손질하는 칼끝의 긴장, 국물 한 그릇에 담긴 깊은 맛, 최황호(54) 대표의 철학이 손님들의 발걸음을 머물게 한다.
최 대표의 요리 인생은 25년 전 목포에서 시작됐다. 일식업에 종사한 둘째 형님과 외삼촌이 그의 길잡이가 됐다. 일에 몰두했고 그의 인생은 복요리와 함께였다.
해남에서 복요리집을 운영한 지는 17년이 됐다. 청솔복집의 수족관에는 복어가 헤엄친다. 완도에서 들여온 까치복, 쫄복, 참복 등 계절에 맞춰 복어가 준비된다.
복어의 독성을 제거하는 ‘제독 과정’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는 복어의 독성이 오히려 이 음식의 매력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최황호 대표는 “복은 누구나 다룰 수 있는 생선이 아니다. 자격이 돼야만 할 수 있는 요리로 그만큼 자부심도 크다”며 “장미가 가시 때문에 더 아름답게 보이듯, 복도 독이 있어서 그만큼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청솔복집의 대표 메뉴 중 하나는 복회 정식이다. 복어회, 튀김, 지리탕까지 한 상에 차려지는 구성으로 4인을 위한 밥상이다. 가장 고급회로 꼽히는 복회, 애주가들은 복회 딱 한 점에 술 한 잔을 기울인다. 그만큼 귀하고 독특한 맛이기에 한입에 두 점은 룰 위반이라는 의미이다.
복회는 식감이 독특하며, 미나리와 함께 이 집의 특제 초회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을 추천한다. 이 조합은 복 특유의 담백함과 미나리의 향긋함, 소스의 새콤함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신선한 자극을 준다.
복 초회 소스에는 간장, 식초, 설탕, 다시마 육수, 가다랑어포, 레몬, 대파 등이 들어가 상큼하다.
청솔복집에서는 좋은 음식을 먹으며 나누는 대화가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손님들은 음식을 한 점 입에 넣고 나서 예상치 못한 창의적인 언어의 세계를 맛본다.
최황호 대표는 “좋은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복 음식은 식탁의 언어를 풍성하게 해준다. 복요리가 가지는 매력이다”고 말했다.
청솔복집의 또 다른 인기 메뉴는 복 껍질 초회다. 살짝 데친 복 껍질에 초회 소스를 곁들여 먹는 이 메뉴는 식감이 쫀득하고 상큼하다.
복 뼈와 살, 콩나물, 미나리 등을 넣어 끓인 지리탕은 국물이 시원하다. 복을 회, 튀김, 탕으로 먹고 나면 몸이 따뜻해지는데,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감기 기운이 있거나 피로가 쌓일 때 먹으면 도움이 된단다.
최 대표는 종업원 없이 아내 이숙(48)씨와 단둘이 가게를 운영하며, 저렴한 가격으로 복요리를 제공하고 있다. 생복을 사용하고도 가격을 낮춰 더 많은 이들이 복요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본 반찬도 8가지 이상으로 직접 구운 김과 젓갈, 김치, 샐러드, 물김치 등 맛깔스럽게 차려낸다.
점심시간에는 ‘대구탕’, ‘마른 생선탕’ 등도 인기며, 관공서나 손님 접대 등을 위해 찾는 이들도 많다.
한편 최 대표의 최종 꿈은 365일 비 오는 풍경을 즐기는 공간에서 자신의 복요리를 선보이는 것이다. 음식과 공간, 분위기를 입체적으로 연출하고 싶다는 것이다.
메뉴 가격은 복회 정식 한 상 13만원, 생복 지리·매운탕 2만2,000원, 복찜 6만원, 복튀김 2만원, 참치머리회·고급뱃살 한 상 12만원, 마른생선 지리·매운탕 1만5,000원, 흑대구 지리·매운탕 1만3,000원 등이다.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밤 9시30분까지며, 매달 첫째, 둘째 일요일은 휴무다.
매주 ‘맛의 수도 해남, 이 맛에 해남 산다’ 이용의 날
6월 넷째 주는 복어 전문 식당을 이용하는 날이다. ‘청솔복집’ 해남읍 북부순환로97 (535-0186), ‘파도복집’ 해남읍 북부순환로86 (537-2030) 등이다.
식당자료 제공 : 해남군 관광실 위생팀
※식당 명단은 해남군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s://www.haenam.go.kr/index.9is?contentUid=8ae590de976240100197aeba99125a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