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걸으면 몸이 시켜요…걷기로 다지는 우정
20년 이어온 생일계모임 단체 걷기로 함께 건강
20년간 우정을 이어온 이들이 ‘단체 걷기 챌린지’에 도전하며 건강을 지키고 있다.
해남읍 해리에 거주하는 이상님(64), 문우정(63), 민경(63), 정매자(61), 임경희(57)씨는 20년 동안 함께 계모임을 해온 지인들이다.
이들은 서로 생일을 챙기는 ‘생일계’ 모임이다. 해리에 거주하며 비슷한 또래의 자녀들을 키웠던 이들은 30대에 만나 서로의 생일을 챙기자며 처음 모임이 결성됐고, 지금껏 한 달에 한 번 모임을 가져왔다.
민경씨는 “당시 생일이 가까운 지인들끼리 모여 함께 식사하다가, 여자들의 생일은 누가 챙겨주나 싶어서 생일계를 만들게 됐다. 그동안 서로 생일 전에 식사하며 선물과 케이크로 축하해왔고 지금은 생일에 현금을 선물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3년 전부터 해남군에서 운영하는 걷기 챌린지에 각자 참여해왔다. 올해 초, 단체 걷기 챌린지 공지를 보고 이왕이면 함께 해보자며, 민경씨의 남편을 더해 6명이 단체 걷기 챌린지에 참여하게 됐다.
단체 걷기 챌린지를 하면서부터는 서로 더 자주 연락하고 서로의 걸음 수를 챙긴다. 가까이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나 함께 걷는 횟수도 많다. 걷기를 통해 서로의 하루를 공유하고 스트레스를 푼다.
이들이 자주 걷는 코스는 해남동초 운동장, 금강골, 해남공원, 보건소 둘레길, 공설운동장 일대다. 비 오는 날엔 지하주차장이나 아파트 헬스장 등을 돌며 무조건 목표량을 채운다.
이 모임의 걷기는 경쟁이라기보다 서로를 위한 약속이다. 누가 빠지면 그 사람에게 2만원 내라고 하며, 더 열심히 걷게 하는 동기부여가 된다.
정매자씨는 “서로 민폐 안 끼치려고, 또 다 같이 끝까지 완주하려고 노력한다. 중간에 빠지면 괜히 미안하니 책임감 가지고 걷는다”고 말했다.
걷기 습관이 자리 잡으면서 일상이 바뀌었다. 차 대신 걸어 다니고, 해남읍에서 웬만한 곳까지 걸어도 숨이 차지 않는다. 또 하루라도 안 걸으면 몸이 시켜 걷게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걷기를 하며 건강 효과도 많이 봤다. 혈압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허리 아프던 사람도 좋아졌다.
문우정씨는 “처음 시작은 미미했지만 하루 8,000보 걷기를 꾸준히 하니 몸이 건강해졌다. 건강검진 결과에서 고지혈증 수치, 혈압, 콜레스테롤 다 정상이 나온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로 오랫동안 고생했던 이상님씨는 “병원에서 수술하라고 했는데 걷기 시작하고 나서는 허리가 정말 좋아졌다. 매일 걷는 덕에 근력도 붙었다”고 말했다.
‘생일계모임’ 팀은 단체 걷기 챌린지 1차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고, 상금 2만원을 받았다. 이 상금을 모아 계모임 회식비로 사용할 예정인데, 메뉴는 이미 갈비로 정해뒀다.
개인 걷기 챌린지 상금으로는 주로 자신을 위해 사용한다. 금액을 더해 신발이나 책 등 나를 위한 선물을 사며, 기분을 냈다.
이들은 신안, 고흥 등 여행도 함께 다닌다. 이들의 목표는 지금처럼 건강을 지키고, 오래오래 함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70대, 80대에도 계속 걷겠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