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로 뭉친 가족…이번엔 걷기로 뭉쳤다
‘오씨 가족들’ 단체걷기 공통목표로 화목도 쑥
해남읍 해리에서 호키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관장 오성수(52)씨와 김안순(50)씨, 그리고 자녀 준영(27), 민(25), 윤(16)까지 한 가족이 단체 걷기 챌린지에 참여했다.
이번 단체 걷기를 제안한 이는 엄마 김안순씨였다. 그는 “우리 가족도 해보자”며 제안했고, 가족 모두 흔쾌히 도전하게 됐다. 팀명 ‘오씨 가족들’은 딸 민씨가 직접 정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태권도 유전자 덕인지 세 자녀 모두 기본 체력과 끈기가 좋아, 단체 걷기도 무리 없이 소화했다. 아빠는 태권도 7단, 엄마는 3단, 아들과 딸은 4단, 막내는 4품으로 그야말로 운동 가족이다.
오씨 가족들은 도장의 관훈인 ‘나도 할 수 있다’를 걷기를 하면서도 늘 되새겼다. 오성수 관장이 30년 넘게 태권도를 지도해오면서 아이들에게 늘 강조한 말이었다. 걷기 내내 함께했던 건 바로 가족의 응원이었다.
김안순씨는 이른 아침 산이나 쉼터를 걸어 일찌감치 목표치를 채우고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평소 새벽 5시면 일어나 금강골 쉼터나 보건소 황톳길을 걷는데, 7년 전 허리 디스크가 찾아오며 걷기를 실천하게 됐다. 김씨는 운동으로 건강을 되찾았고, 근력도 생겼다. 아들 민과 함께 걸었고 몇 차례 개인 챌린지도 성공했다.
단체 걷기라고 해서 항상 같은 시간에 함께 걷는 건 아니다. 각자의 생활에 따라 이른 새벽, 점심, 퇴근 후, 등하굣길에 맞춰 걷는다.
남편 오성수씨는 태권도장에서 활동량이 많아 아이들을 지도하며 걸음수를 채우는 편이다. 준영씨와 차녀 민씨는 퇴근 후 동초등학교 운동장을 달리거나 걷는 식으로 각자 걸음을 채웠다. 막내 윤양은 학업과 학원 일정 사이, 짬짬이 걸었다.
가족들은 “몇 보야? 다 채웠어?”라고 묻는 게 습관이 됐다. 가족이 한 팀이니 서로 안 걷는 날이 없도록 챙겼다.
민씨는 “가족이 함께하다 보니 책임감이 생겼다. 그냥 내가 혼자였다면 쉬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준영씨는 이번 챌린지를 계기로 5kg을 감량했다.
그는 “기존에도 운동은 해왔지만, 이번엔 목표를 확실히 정하고 식단관리까지 병행했다”며 “단순 걷기지만 충분한 운동이 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단순히 목표만 채운 게 아니다. 걷기라는 소재로 대화도 더 많아졌고,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관심이 깊어졌다. 서로의 건강을 챙기면서도, 함께 성취감을 쌓아가는 시간이 됐다.
이번 단체 걷기 챌린지에서 오씨 가족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100%를 채웠다.
상금은 걸으며 살을 뺐으니 이제 보상으로 가족 외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해남 상권에도 도움이 될 선택이란다.
김안순씨는 걷기는 “그냥 꾸준히, 밥 먹듯이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챌린지가 끝나도 계속 걷고 있으며, 다음 챌린지도 이미 출전 의지를 밝혔다. 오씨 가족들의 발걸음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