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비

2025-07-14     윤욱하 / 재경향우 수필가
윤욱하 / 재경향우 수필가

 

 우리나라 여름철은 장마의 계절이요, 장마는 곧 많은 비와 무더위를 의미한다. 인류가 지향하는 물질문명의 부작용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 중의 하나가 환경오염이다. 환경오염은 기후 변화를 불러오고 이는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나타나 불규칙적인 장마와 폭우, 폭염, 태풍, 산불을 몰고 온다. 기상청에서는 올해도 60여년 만에 심한 장마와 폭우, 폭염이 발생할 것으로 예보했다. 장마는 지난날 28일부터 시작되어 예년보다 일주일 빠르고 19일 밤에 나타난 열대야는 예년보다 20일 일찍 시작되었다고 발표했다. 예전에는 장마가 주로 7, 8월에 나타나 여름장마라고 했지만 지금은 봄, 가을을 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폭우와 폭염도 예측할 수 없다. 
자연재해는 예나 지금이나 그 피해를 예측할 수 없어 각별히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 속담에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거나 삼년가뭄은 견뎌낼 수 있어도 석 달 장마는 못 참는다는 말이 자연재해의 실상을 말해준다. 
사람들은 그냥 장마비라고 말하는데 장마와 비를 복합명사로 표기할 때는 한글맞춤법 규칙에 따라 사잇 시옷을 붙여〈장맛비>라고 쓰고〈장마삐〉라고 발음해야 옳다.
비는 내리는 계절, 시간, 수량, 굵기 등에 따라 제각각 재미있고 아름다운 이름을 갖고 있다.  봄비는 언 땅을 녹여 일을 시작할 수 있게 한다고 하여 일비, 여름철의 소나기는 더위에 낮잠을 자라는 의미로 잠비, 가을비는 추수한 쌀로 떡 만들어 먹는다고 떡비, 겨울비는 술 한 잔 마시기 좋다고 해서 술비라고 부른다.  
모내기 때 오는 비는 모종비, 천수답이 많던 시절에 모내기 할 수 있도록 내리는 비는 목비 라고 불렀다. 특히 여름날 구름 사이로 해가 보이는데도 내리는 비는 여우비, 금방 내렸다 그치는 비는 꽃비, 밤에만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면 도둑비, 비인지 안개인지 분간하기 어려우면 는개, 나뭇잎에 맺힐 만큼 내리면 이슬비, 그보다 조금 더 많으면 보슬비, 시간당 5mm 이하면 가랑비라고 한다. 
이외도 달구비, 채찍비, 자드락비 등 지역이나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비 이름이 일정하지 않다. 창밖에 내리는 빗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장대비, 억수비라고 부르며 폭우라고 하는데 지금은 호우라고 부른다. 그리고 호우는 집중호우와 극한 호우로 양분되고 집중호우는 60mm 이상의 강수량이 3시간, 110mm 이상 12시간 이상이 예상되면 호우주의보를 발령하고, 90mm 이상의 강수량이 3시간, 180mm 이상이 12시간 이상 되면 호우 경보를 발령한다. 극한 호우는 시간당 120mm 이상의 경우를 말하며 재난 문자를 발송한다. 우리 고향 해남의 강우량은 2024년 9월 시간당 78.1mm 기록한 바 있다. 
한시라도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우리 모두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되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