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단골 부르는 진성추어탕의 깊은 맛
새벽 5시, 한 그릇의 정성 식사·예술 함께하는 맛집
여름 한가운데서도 뜨거운 국물 한 그릇을 찾는 발걸음이 이어진다. 해남읍 수성리 ‘진성추어탕’은 그 한 그릇으로 해남 사람들의 속을 풀어주는 곳이다.
미꾸라지를 정성스레 손질해 우려낸 추어탕은 잡내 없이 맑고 깊다. 여기에 은은하게 밴 들깨향이 고소함을 더한다. 뼈째 갈아 넣지만 텁텁함이 전혀 없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끓여내는 즉석 방식으로, 시래기와 부추, 파, 마늘, 들깨를 아낌없이 넣어 한소끔 끓이면 걸쭉하면서도 깔끔한 국물이 완성된다. 한 숟갈 뜨면 고소함과 담백함이 속 깊숙이 스며들어 한여름 더위도 잦아든다.
추어탕에 곁들이는 밑반찬은 김치와 장아찌, 제철 나물 등 5~6가지. 모두 직접 담근 것으로, 특히 아삭한 겉절이 배추김치와 깍두기는 진한 국물과 찰떡궁합이다.
보통 탕집이라면 반찬이 서너 가지에 그치지만, 이곳은 멸치볶음, 가지나물, 열무김치까지 더해져 상이 푸짐하다.
여름이면 입맛을 되살리고, 겨울이면 언 몸을 녹이는 그 한 그릇으로 사계절 내내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해남군청과 해남문화예술회관 인근이라 접근성도 좋다. 이에 해남군청으로 출장온 외지인들에겐 이미 맛집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김귀덕 사장은 미암아파트 사거리에서 고깃집을 하다 해남으로 귀촌한 대전의 유명 추어탕집 사장의 권유로 이 일을 시작했다. 고깃집보다 일이 한결 수월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매일 새벽 5시부터 미꾸라지 손질과 밑반찬 준비를 해야 할 만큼 하루가 분주해졌단다.
그는 “여름철 복날 특수는 많이 사라졌지만, 찬바람이 불면 꼭 찾아주는 단골들이 있어 힘이 난다”며 “한 그릇 뚝딱 비워주는 모습을 보면 고단함이 잊힌다”고 전했다.
진성추어탕은 멋진 수묵작품이 많기로도 유명한 식당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남도의 수묵 진수가 한 눈에 들어온다. 강진 출신 서예·문인화 작가 동림 박한성의 100호 대작 산수화와 담묵 설경, ‘무악군중’이라 적힌 비둘기 그림이 손님을 맞는다. 힘찬 붓놀림과 독창적인 서체가 그림 속에 살아 있고, 작품마다 남성적인 골기와 자유로움이 묻어난다. 난 그림으로 이름을 알린 노석 주원창, 고요한 미를 표현하는 석암 김양수의 산수화도 걸려 있다. 식사와 함께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 한 끼 식사가 전시회 관람이 되는 셈이다.
추어탕이 대표 메뉴지만 메기탕도 인기다. 고소하고 진한 맛이 추어탕 못지않아 단골들이 번갈아 찾는다. 지역화폐 사용이 가능해 실속 있는 외식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매주 ‘맛의 수도 해남, 이 맛에 해남 산다’ 이용의 날
8월 셋째 주는 추어탕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이용하는 날이다.
진성추어탕 해남읍 북부순환로 108 (537-7667), 아!이집 산이면 관광레저로 1703 (537-1373), 샛집 해남읍 교육청길 9-4 (534-7776), 천추남원추어탕 북평면 볼무당길 8-1 (533-9992), 소담소담 북일면 오소재로 11 (0507-1385-7749) 등이다.
식당자료 제공 : 해남군 관광실 위생팀
※식당 명단은 해남군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https://www.haenam.go.kr/index.9is?contentUid=8ae590de9883cc160198a7d8f8276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