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동행, 이끼정원 가꾸는 할머니

화산 석정리 이휘임 할머니 1년 넘게 이끼정원 지킴이

2025-09-01     박영자 기자
이휘임 할머니는 건강한 지구를 위해 오늘도 이끼정원을 돌본다.

 

 3만3,000그루의 나무에서 나오는 탄소중립 효과를 낸다는 이끼정원이 자리한 화산면 석정리 고인돌군락지, 이곳에선 할머니 한 분이 열심히 이끼정원을 가꾸고 있다. 이끼 잔디 위에 떨어진 나뭇잎과 나뭇가지를 걷어내고 세찬 바람에 훼손된 이끼를 다시 심는 등 손길이 바쁘다.
이끼정원에서의 삶,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이끼정원에는 빗자루도 걸려있다. 이끼 위에 떨어진 나뭇잎을 쓸어내라며 남편인 박동식(81) 할아버지가 손수 갈대 줄기를 뽑아 만든 빗자루다.
화산면 석정리 이휘임(75) 할머니는 자신의 이끼정원 가꿈이 지구의 허파에 숨을 불어넣은 행위라는 긍지가 크다. 우리마을에 해남유일의 이끼정원이 자리하고 그것도 지구의 허파를 살리는 이끼정원이라는 긍지에 스스로 이끼정원 지킴이에 나선 것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이끼정원에 들르지만 할 일이 너무 많다. 이끼 위에 떨어진 나뭇잎과 나뭇가지 청소부터 훼손된 이끼들의 재생작업, 공터에 꽃나무 식재 등 이곳에 올 때마다 2시간 이상을 머문다. 
이끼정원은 전국에서 많은 이들이 선진지 견학차 찾는다. 이때는 할머니의 손길이 전날부터 바쁘다. 더 예쁜 이끼정원을 보여주고 싶어 청소하고 가꾸고, 보충하는 등 즐겁고 힘든 노동을 기꺼이 이어간다. 
그리고 이끼정원을 본 견학자들의 부러워하는 눈빛, 할머니의 긍지가 배로 살아나는 순간이다.
할머니의 이끼정원 사랑에 남편 박동식 할아버지는 손수 만든 빗자루 선물로 응원하고 자식들은 어머니가 가꾼 이끼정원의 가치에 감탄하며 어머니의 활동에 무언의 응원을 보낸다.
이휘임 할머니는 화산면주민자치회 회원으로 지난해 5월 석정 고인돌 군락지에 들어선 이끼정원 조성사업에 함께했다. 화산면 초중생부터 노년까지 함께 조성한 이끼정원은 화산면의 탄소중림정책의 중요 포인트다.
할머니는 또 2023년 12월 화산면주민자치회가 주관한 기후위기 리더양성 교육에 참여해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배웠다. 따라서 이 할머니에게 있어 이끼정원은 관상의 범위를 넘어선 삶의 가치로 자리잡았다. 
지구의 지속가능성, 할머니에게 있어 이끼정원은 그런 의미이다. 특히 비가 온 후 이끼정원의 푸르름은 삶의 활기이자 여태껏 가꿔온 보답이다. 
지구의 탄소를 맘껏 흡수하는 이끼정원의 공기의 질, 할머니는 혼자만 누리기엔 너무도 아깝다며 공기의 질을 함께 누리고 싶어 화산면주민자치회 꽃메 할머니들을 부른다. 
할머니의 부름에 기꺼이 찾아오는 꽃메할머니들의 손도 바쁘다. 함께 풀을 뽑고 꽃나무를 심으며 이끼정원이 품어내는 공기의 질을 누리며 소풍같은 하루를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