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파 수경재배, 계절 관계없이 언제든 출하
북일 흥촌마을 귀농 김남욱·장은혜 부부
북일면 흥촌리에 귀농해 쪽파 수경재배에 도전한 부부가 있다. 계절과 관계없이 25일만에 출하가 가능한 수경재배 쪽파다.
김남욱(58)·장은혜(49) 부부는 현대식 양액 재배로 채소를 길러내는 농사 방법을 선택해 쪽파를 출하하고 있다.
5년 전부터 귀농을 계획한 김남욱씨는 귀농교육 300시간을 이수했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귀농을 준비했다.
여러 농사법과 작물을 공부했고, 부모님이 평생 일군 하우스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지속 가능한 농사를 찾다 보니 수경재배가 답이었다.
토양 대신 배지에 모종을 심고 양액기를 통해 영양과 물을 공급하는 고설배드 재배로 노동 강도를 낮추고, 벌레와 병을 줄여 약제 사용도 최소화했다.
기존 시설을 최대한 재활용하고 배드를 직접 설치해 절감한 초기 비용도 적지 않다. 손수 만든 고설배드 하우스는 부부의 일터가 됐다.
두 동 합 150평 하우스 중 실제 재배면적은 80평 남짓, 7월 말에 처음 쪽파를 식재해 25일만에 첫 수확을 마치고 현재 두 번째 작기에 들어섰다.
한 배드에 8개로 밀도를 조정해 굵기를 확보했고, 한여름에도 양액 농도와 관수량을 세밀히 바꿔가며 온열 스트레스를 낮췄다.
김남욱씨는 “무더위엔 물과 양분을 자주 주는 게 핵심이다”며 “배지 수분과 통풍만 잘 잡으면 여름 쪽파도 충분히 상품성이 나온다”고 말했다.
귀농 후 직접 농사, 수확, 판로까지 책임지다 보니, ‘신선이 생명’이라는 원칙을 몸소 느꼈다.
폭염에 상차 시간이 길면 숨이 죽는 쪽파의 특성상 일반 원예차량에 실으면 손실이 컸다. 그래서 김 씨가 새벽에 직접 광주 공판장으로 뛰었다.
동시에 농약 잔류검사도 완료해 해남군로컬푸드 매장에 ‘깐쪽파’를 소량·상시로 내며 지역 소비자와의 만남도 시작했다.
김남욱씨는 “이틀마다 쪽파를 손질해서 내고 있으며 금세 판매된다. 지금 키우고 있는 쪽파는 명절 전과 후에 맞춰서 출하되도록 관리해서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평생 밭농사를 지어온 부모님 김룡안(90)·문양덕(91)씨는 아들 부부에게 든든한 멘토이자 큰 자산이다.
아들 부부를 가장 응원하는 부모님도 쪽파를 깔 때면 함께 손을 보태주고 있다.
또 아버지 김룡안씨의 아이디어로 배드 한 줄은 풋마늘을 심어 시험 재배에 들어갔다.
노지 여름쪽파로 번번이 쓴맛을 봤던 아버지와 지역 농부들의 실패 데이터는 김씨에게 오답노트이자 교과서인 셈이다.
내년 여름에는 시금치 같은 고온에 취약한 잎채소를 고설로 시험 재배해볼 계획이다.
김남욱씨는 “아직 초보 농부라 경험이 부족하지만 쪽파가 홍수 출하되는 시기에는 다른 잎채류를 심어서 가격 경쟁력을 찾을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