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봅시다] 명량대첩축제…전남 대표 축제 맞나요
전남도는 의전만 내세울뿐 궂은 일은 해남·진도 몫
명량대첩축제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여전하다.
축제예산은 전남도 6억, 해남군과 진도군이 각각 5억씩 부담한다. 그러나 이 액수는 전남에서 관할하는 예산이고, 홍보비와 자체 공연비 등에 해남군은 또 2억원을 편성 지출한다. 명량대첩축제에 지출하는 해남군의 예산이 7억원에 이르는 것이다.
명량대첩축제는 전라남도가 내세우는 전남 대표 축제다. 그러나 현장에 필요한 인력동원 및 부스 운영 등 궂은 일은 해남군과 진도군이 떠맡고 있다.
또 전남대표축제라고 한다면 전남 시군이 함께해야 할 축제여야 하는데 매년 그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이에 전남도는 올해 축제는 충무공의 수군재건로에 속한 6개 시군이 참여할 것이라 홍보했다. 그러나 올해도 해남군과 진도군의 축제로 머물렀다.
지난 9월19일 축제 첫날 개막식 행사, 의전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김영록 도지사만 빛날 뿐 실제 축제 준비에 고생한 해남군과 진도군은 객으로 전략했다.
물론 관광객 편의를 위해 의전을 생략했다고 하지만 해남군민들 내에선 불멘소리가 나왔다. 축제 3일 내내 얼굴 보기 힘든 도청공무원들이 도지사 의전에만 목을 멜뿐 해남군과 진도군을 철저히 외면한다는 비판이었다.
명량대첩축제는 3일간 소비만 하는 축제라는 오명을 여전히 듣고 있다.
지역상권과의 연계, 지역이 가지고 있는 문화정체성을 담아내지 못하는 대표적 소비성 축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성공한 축제들은 지역상권과의 연계를 꾀하지만 16억원이 투입되는 명량대첩은 이러한 고민을 시도하는 흔적도 찾기 힘들다는 비판이다.
명량대첩축제는 대첩이 일어난 울돌목을 상징화시키고 축제 이후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정점을 찍기 위해 열린다. 그러나 지금의 축제는 축제만을 위한 축제, 가장 소모적인 축제로 전락해버렸다.
또 해전재현을 바다에서, 하늘로, 육지로 변경하는 것만 바뀔 뿐 축제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명량해전은 조선을 구한 위대한 전투였지만 우수영은 일본군의 보복으로 불바다가 돼버렸다. 그러나 명량대첩축제는 해전 신을 통해 승리만을 보여줄 뿐 해남과 진도의 고통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또 이순신을 소재로 한 축제는 통영 한산대첩축제, 여수 진남제, 아산 성웅이순신축제, 고성 당항포대첩제전, 옥포대첩기념제전, 진해 벚꽃축제 등이 있다. 명량대첩축제는 영화 ‘명량’으로 인해 한때 부상을 했지만 여타 축제와의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들어 한때의 반짝으로 끝났다.명량대첩축제는 해남군 축제로 시작됐다. 그러나 전남도가 규모를 키워 전남대표 축제로 만들겠다며 축제를 가져갔다. 그러나 해남 주관 축제보다 못하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전남도 대표축제에 철저히 객체화되고 있는 명량대첩축제를 지속해야 하는지, 총 예산 20억원이 투입되는 3일 천하의 축제를 왜 해야하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올해 명량대첩축제에 총 17만8,000여명이 찾았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그 숫자는 3일 내내 축제장을 찾는 해남군민과 진도군민들의 숫자가 더해지고 더해진 숫자다.
연관성 없는 공연과 무의미한 부스들로 성장 한계에 봉착한 명량대첩축제, 몸집만 커지고 있다는 비판 앞에 이 축제를 지속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