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김·고구마, 유럽 프리미엄 화장품으로

‘티아라 골드’ 12개국 수출 씨엔씨코스메틱 김현옥 대표

2025-10-20     조아름 기자
삼산면 구림리에 자리한 씨엔씨코스메틱은 해남산 김과 고구마를 원료로 한 화장품을 개발해 프랑스와 영국, 스페인 등 해외 12개국에 수출하며 주목받고 있다.

 

 해남 농수산물을 오롯이 담은 화장품이 유럽 소비자들의 화장대에 오르고 있다. 
삼산면 구림리에 자리한 씨엔씨코스메틱은 해남산 김과 고구마를 원료로 한 화장품을 개발해 프랑스와 영국, 스페인 등 해외 12개국에 수출하며 주목받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티아라 골드(Tiara Gold)’를 앞세워 올해 프랑스 파리의 명소인 몽쥬약국에 입점하는 쾌거를 얻기도 했다. 
세계 각국 관광객이 찾는 이 약국에서 씨엔씨코스메틱의 마스크팩은 1장에 1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동유럽 최대 체인 드러그스토어인 로스만 헝가리 지점에도 입점해 재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유럽 등 고급 스파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다. 
씨엔씨코스메틱 김현옥(60) 대표는 2012년 코스메틱 분야에 발돋음을 해 13년 동안 회사를 성장시켜 왔다. 초창기부터 내수시장이 아닌, 해외를 겨냥해 화장품을 만들어왔고, 유럽 프리미엄 화장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왔다. 48세에 해외 사업을 시작한 김현옥 대표는 기술력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과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한국 제품은 화장품이라고 생각했고, 제품을 만들어 바로 터키 시장을 공략했다. 이듬해 터키에 직접 회사를 세웠고, 고급화 전력을 내세워 스파, 피부관리실, 마사지샵 등에서 주로 판매해왔다. 
하지만 코로나를 맞으며 터키 전역의 스파가 문을 닫으며 사업이 어려워졌고, 그는 2021년 한국으로 돌아와 가족의 병환으로 고향 해남에 내려오게 됐다. 계획된 귀향은 아니었지만 재정비를 하며 오히려 해외 수출 시장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코트라 등의 도움을 받아 제품 개선과 포장 재정비에 나섰고,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제3국 수출이 이뤄졌다. 
그가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은 제품의 ‘현지화’였다. 유럽 소비자들은 화장품의 효과뿐 아니라 언어, 디자인, 환경 기준까지 꼼꼼히 살폈다. 
김 대표는 제품 패키지에 불어 표기를 추가했고, 국가에 맞춘 재활용 표시를 넣었다. ‘화이트닝’ 대신 ‘브라이트닝’, ‘안티 에이징’ 대신 ‘링클케어’로 표기를 바꾸는 등 서양 문화권에서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단어를 모두 수정했다. 
김현옥 대표는 “고구마는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많고, 김은 미네랄과 미용에 좋은 성분이 풍부하다. 화장품에 넣으면 피부에 자극이 적고 보습력이 좋다”며 “식재료로만 쓰이던 농수산물이 다른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고, 결국 해남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일이다”고 말했다. 
현재 ‘티아라 골드’ 제품은 체코, 불가리아, 영국, 호주, 뉴질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리투아니아, 캐나다, 보스니아, 터키와 중남미 국가인 가이아나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올해로 창립 13년째를 맞은 씨엔씨코스메틱은 북미, 북유럽 등 수출 확대를 준비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