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청무 한계…‘전남13호’가 새 돌파구 될까
단일 품종 구조 속 한계 신품종 실증시험 주목
해남의 논이 새청무로 뒤덮였다. 강대찬 품종이 품질 논란으로 시장 신뢰를 잃은 이후, 새청무가 해남의 사실상 유일한 주력 품종으로 자리 잡았다.
신동진 품종이 소량 재배되고 있지만 비중이 낮다. 이로 인해 해남쌀 산업 전반이 단일 품종 구조라는 한계를 맞고 있다.
새청무는 밥맛이 좋고 병충해에 강한 장점으로 전남도와 농촌진흥청이 집중 육성한 품종이다. 전남 전체 재배면적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해남에서도 공공비축미의 주력 품종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그러나 이런 집중 구조는 장기적으로 시장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상기온, 병해충 변화, 소비자 취향의 세분화 등 다양한 변수에 단일 품종이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강대찬 품질 저하 사태 이후 새청무로의 쏠림이 가속화되면서, 해남쌀 브랜드의 다양성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농가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확이 장점이지만, 차별화된 맛과 품질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해남 미곡종합처리장(RPC) 관계자는 “새청무는 무난하지만 시장에서 브랜드 개성이 약하다”며 “품종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전남농업기술원이 새롭게 육성 중인 신품종 ‘전남13호’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남13호는 2012년 밥맛이 뛰어난 ‘조명(전남1호)’과 벼흰잎마름병 저항성이 강한 ‘해품’을 교배해 개발된 품종이다. 키가 작고 도복에 강하며, 벼흰잎마름병 K3a 계통에 대한 저항성을 갖췄다. 평균 쌀수량은 10a당 562kg으로 남평벼의 97% 수준이고, 단백질 6.1%, 아밀로스 17.6%로 밥맛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전남13호는 2023년부터 고흥, 신안, 해남에서 실증 재배가 진행 중이며, 2026년 품종보호 출원을 거쳐 2028~2029년 정부보급종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전남농업기술원 신서호 박사는 “전남13호는 병충해 저항성과 재배 안정성, 밥맛을 모두 잡은 균형형 품종으로, 새청무 이후 전남의 차세대 전략 품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해남쌀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품종의 다변화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단일 품종 구조는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품질 불안이나 시장 변화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옥천의 한 농업인은 “새청무는 익숙하지만, 앞으로는 ‘두세 가지 품종이 공존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