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맞닿은 파인비치, 세계가 인정했다
LPGA 챔피언십 이끈 파인비치 허명호 대표 내년엔 ‘이 정도일 줄 몰랐다’ 보여주겠다 포부
해남 파인비치 골프링크스가 세계 무대의 중심에 섰다.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호남 최초로 열리면서, 바다와 맞닿은 코스가 전 세계 팬들에게 생중계됐다.
대회를 이끈 허명호 파인비치 대표는 ‘이번 대회는 해남의 가능성을 입증한 무대였다’고 평가하며, 내년 대회를 위한 보완점과 비전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허 대표는 4년 전부터 LPGA와 BMW 측에 꾸준히 파인비치의 경쟁력을 어필해왔다.
그는 “국내에서 탑10에 드는 코스지만, 그동안 전남권에서는 국제대회가 열린 적이 없었다”며 “주최사에 바다와 이어진 절경, 완벽한 코스 밸런스를 꾸준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충청권 코스와의 경쟁 끝에 유치에 성공했지만, 결정적 역할은 ‘자연이 만든 예술품 같은 코스’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파인비치는 아시아 퍼시픽 톱100 중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된 골프장이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코스며 이번 대회를 통해 ‘바다 링크스’의 진가를 보여준 셈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회 초반 가장 큰 걱정으로 ‘거리의 벽’을 꼽았다.
허명호 대표는 “서울과 부산에서도 오기 쉽지 않은 곳이라 갤러리 유입이 최대 변수였다. 그런데 결과는 반대였다. 결승전에는 3만명이 넘는 관객이 찾아왔고, 결승 라운드 땐, 잔디를 제외하고 인파로 가득찼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성공 포인트는 ‘호남식 미식’이었다. 파인비치 측은 선수 전용 식당에 전복 150kg, 갈비, 목살 바베큐, 해남 고구마, 불고기 떡갈비 등 지역 식재료를 전면 배치했다. 또 애니메니션 영향으로 세계적으로 열풍인 컵라면과 김밥은 외국인 선수들을 열광케 했다.
허 대표는 “해남의 인심을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다. 전복은 전남도가 직접 지원했고, 선수들이 미친 듯이 먹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이런 세심한 부분이 대회의 품격을 높였다 본다”고 말했다.
물론 첫 메이저 대회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허 대표는 “홍보가 너무 촉박했다. 계약과 준비 기간이 짧아 지역 내 연계 프로그램을 충분히 구성하지 못했고 숙박 인프라가 한정돼 선수단과 스태프는 목포권으로 빠질 수밖에 없었다. 관람객이 머물러야 식당과 상권이 움직이는데, 그 부분은 풀어야 할 숙제다”고 설명했다.
또 동시간 대에 진행한 오시아노 전남캠핑박람회와 목포에서 열린 국제미식박람회 행사와 겹치면서 분산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진단했다. 내년 대회도 올해와 비슷한 시기에 다시 열릴 예정이라고 밝힌 그는 내년은 “완성의 해”로 정의했다.
허 대표는 “잔디를 교체한 지 6개월 만에 치른 올해보다 내년엔 코스 퍼포먼스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선수들도 ‘이 정도일 줄 몰랐다’고 말할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또 “팬들은 국내 선수들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한다. KLPGA에서 뛰는 상위권 선수들이 더 참여할 수 있도록 벌써부터 논의가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이번에 가능성을 봤다. 내년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해가 될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