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주목한 해남, 군민 자부심의 시간

2025-10-27     해남우리신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남긴 가장 값진 유산은 ‘해남군민의 자긍심’이었다.
세계적인 무대가 펼쳐진 해남 파인비치는 이번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통해 다시 태어났다. 그동안 지역민에게는 익숙한 일상 공간이었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외신 기자들이 ‘페블비치’와 ‘에비앙’, ‘어거스타 내셔널’에 견줄 만한 아름다움이라 평하자, 해남의 풍경은 새롭게 조명받았다. 
그 순간 해남은 단순한 대회의 배경이 아니라, 세계 골프 무대의 한 장면으로 존재했다.
무엇보다 눈에 띈 변화는 ‘군민의 시선’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지역민들은 갤러리석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고장을 낯설게 바라봤다. 평소 골프를 즐기던 익숙한 코스였지만, 관중의 시점에서 마주한 파인비치는 또 다른 감동이었다. 바다와 절벽, 잔디와 하늘이 만들어낸 절경은 “이토록 아름다운 곳이 내 고향에 있었다니”라는 탄성을 자아냈다.
이처럼 지역의 자긍심은 외부에서 주입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경험하고 느낄 때, 비로소 진정한 사랑과 자부심이 생겨난다. 이번 대회는 해남군민들에게 그런 체험의 장을 열어주었다.
물론 경제적 파급효과는 목포와 영암 등 인근 지역에 더 크게 미쳤을 것이다. 숙박과 교통, 상권 중심이 그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의 의미는 단순한 소비 효과로 측정할 수 없다. 해남군민들이 지역 자원의 가치를 새삼 깨닫고, 자신들이 지닌 자연의 힘과 가능성을 다시 발견했다는 데 있다. 그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지역을 움직이는 ‘내적 동력’이다.
세계 대회 유치는 지역의 경제적 성취만이 아니라, 군민이 스스로 자신의 고장을 재발견하는 계기여야 한다. 이번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바로 그 점에서 성공이었다. 세계가 주목한 그 시간, 해남은 세계 속의 작은 점으로 존재했지만, 군민의 마음속에는 거대한 울림으로 남았다. 그것이 지역 발전의 가장 단단한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