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먹에 누워…숲속 연주에 머무름

이정규 음악가 첫 기획연주 11월15일 삼산면 달보드레숲

2025-11-18     조아름 기자
이정규 재즈 기타리스트 기획공연 ‘숲속 연주에 머무름’이 오는 11월15일 삼산면 달보드레숲에서 열린다.

 

 해남에 귀촌한 이정규(37) 재즈 기타리스트의 첫 기획공연 ‘숲속 연주에 머무름’이 오는 11월15일 오후 4시에 열린다.
공연 장소는 삼산면 달보드레숲으로, 그가 귀촌해 살며 매일 마주하는 공간이다.
이정규씨는 “숲의 초록과 나무, 흙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집중이 된다. 편안한 몰입 상태가 되는 곳, 그게 숲”이라며 “숲에서 매일 내면을 마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연 제목도 ‘숲속에서의 머무름’이라 표현했다. 해남군 문예진흥기금으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그가 해남으로 내려와 처음 선보이는 공식 무대다. 음악인이자 영상감독으로 활동해온 그는 재즈기타를 전공, 10년 동안 재즈 클럽에서 연주를 하며, 주로 호텔 무대 등에서 공연을 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재즈와 국악의 결합을 시도한다. 대금과 협업해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낸 것은 그에게도 첫 도전이다. 공연은 총 여섯 곡으로 구성된다. 그중 대표곡 ‘끝을 시작이라 하는 사람들’은 그가 살고 있는 삼산면에서 영감을 받은 곡이다. 
이정규씨는 “국토종주를 하는 사람들에게 새로 시작하는 희망이 느껴졌다. 끝을 향하는 게 아니라, 매일 새로운 시작을 향해 걷고 있는 거다”라며 이 곡이 해남이라는 지역이 가진 정서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땅끝’이라는 단어가 오히려 ‘시작의 자리’를 상징하듯, 그에게 해남은 멈춤이 아니라 출발의 공간이다.
서울에서 10년 넘게 재즈 기타리스트로 활동해온 그는 지난해 해남으로 귀촌했다. 계기는 우연히 해남에서 참여한 공연이었다. 
이정규씨는 “공연차 해남에 왔을 때, 관객 한 분이 ‘당신 같은 사람이 여기 살면 좋겠다’고 하셨다. 웃고 넘겼는데, 그분이 계속 공연을 연결해주셨고 오가며 연주하다 보니 정말 여기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내려온 해남살이는 어느덧 2년째다. 그는 숲속 집에서 음악을 쓰고, 영상을 찍으며 살아간다. 서울에서는 도태되면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귀촌한 해남에서는 공동체 안에서 이웃들과 함께 돕고 사는 것을 배웠다. 
귀촌 이후 그는 숲속에서의 삶을 영상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 ‘정규 (Jung kyu)’에는 ‘해남 귀촌기’부터 ‘군민광장에서 기타 버스킹’과 같은 실험카메라, 기타연주, 뮤직비디오 등이 올라와 있다. 
이번 공연에는 그의 유튜브 구독자 25명이 전국 각지에서 해남으로 찾아온다. 공연을 보고, 일부는 1박2일, 길게는 3박4일 동안 해남을 여행한다. 
이번 공연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연이다. 관객들은 해먹이 걸린 숲속 에서 앉거나 누워서 공연을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