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산단, 읍권 교통 개편이 미래 가른다

2025-11-21     해남우리신문

 해남이 솔라시도 RE100 국가산단 지정으로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고 있다. 지역 경제에 활력이 돌고, 일자리와 정주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도 커간다. 그러나 들뜬 분위기 속에서도 읍권 주민들이 느끼는 묵직한 걱정 역시 함께 존재한다. 변화의 중심에 산이면이 서는 동안, 해남읍은 상대적 박탈감과 공동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가장 현실적으로 체감되는 지점이 바로 ‘대중교통’이다. 교통망은 지역 간 균형을 맞추는 기초 인프라이자, 읍권의 활력을 지켜낼 핵심 열쇠다. RE100 산단의 성장과 읍권의 생활권이 단절된 채 움직인다면, 발전의 이익이 한쪽으로만 쏠리는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읍을 중심으로 하는 생활 이동권의 재정비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해남은 아직 뚜렷한 방향성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읍내 순환버스 논의는 20년 넘게 표류했고, 면 단위와 읍권을 잇는 구조 역시 과거 시스템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이해관계 충돌을 이유로 결단을 미뤄온 사이, 그때 논의가 한창이던 시절의 아이들은 이미 성인이 돼 해남을 떠나는 나이가 됐다. 
교통체계 개편의 지연이 곧 읍권의 미래를 잠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는 문제의 성격을 단순한 ‘교통 편의’가 아닌 ‘지역 균형’ 문제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순환버스 도입을 포함해 읍권 중심 생활교통망의 재구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읍을 중심으로 면 단위와 산업단지, 주요 정주 지역을 잇는 촘촘한 순환 체계가 구축돼야 읍권의 인구 이탈을 막고 지역 내 소비·교육·의료 기능이 유지될 수 있다. 교통망은 곧 읍권의 생존 기반이며, RE100 산단의 외연 확대와 조화를 이뤄야만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해남은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RE100 산단이라는 큰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읍권의 교통체계의 속도 있는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 대중교통 개편을 통해 균형 있는 지역 발전의 기반을 다질 때, 해남은 비로소 ‘제2의 부흥기’를 모두가 체감하는 미래로 만들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