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버려진 폐트병은 우리의 자화상
해남군자원순환복합센터 12월12일까지 ‘붉은 바다’ 전
2025-11-21 조아름 기자
해남군자원순환복합센터가 지난 11월13일부터 12월12일까지 환경기획전시 세 번째 ‘붉은 바다, Red Sea’를 선보인다.
윤석선 작가는 버려진 일상 소재를 예술로 재구성하며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해온 설치작가다. 그는 바닷가에서 직접 수거한 폐페트병과 사무실에서 나온 폐지를 활용해 이번 작품을 완성했다. 바닥에는 폐지를 모래처럼 깔아 오염된 대지와 바다를 표현하고, 그 위에는 붉게 변한 찌그러진 페트병들이 세워져 인간이 만들어낸 잔해와 그 속의 긴장감을 동시에 드러낸다.
윤 작가는 “찌그러진 붉은 페트병은 인간이 자연에 가한 폭력이 부메랑처럼 되돌아오는 현실을 은유한다”며 “이는 물질에 길들여진 현대인의 자화상이자 자연과의 본원적 연결이 단절된 문명의 잔해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순백의 배를 통해 절망적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희망을 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전시 공간에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연계 체험 ‘희망의 배 접기’도 마련돼 있다. 작품 옆 테이블에서 폐지로 만든 하얀 종이배를 접어 작품 주변에 놓을 수 있으며, 이는 모두가 함께 완성하는 ‘희망의 바다’를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