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석농아교회 주일예배 참관기

2010-10-11     해남우리신문
소리 없는 세상에서 드리는 예배 경건하기만
교회 운영 위해 목사는 평일 공사장에서 일


아름다운 손짓만 있는 교회. 기도도 찬송가도 수화로 하는 교인들. 그래서 이 교회는 소리가 없다. 아니 찬송가 음향소리는 들리지만 사람의 소리는 없다.  
예배를 인도하는 목사도, 장로도, 교인도 모두 농아인인 해남반석농아교회(담임목사 정재현)를 지난 3일 찾았다. 대화가 가능한 누군가 있을 것이란 막연한 생각을 한 채. 그런데 수화통역사가 있어야 취재가 가능함을 현장에 가서 알게 됐다. 당황스럽다.
교회 한 귀퉁이에 조용히 앉아 그들의 예배를 지켜봤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말이 필요 없음을. 몸짓과 손짓으로 하는 세상과의 소통이 얼마나 경건하고 열정이 있는가를 알아가는 소중한 순간이다.  
이들의 예배는 참 경건하고 아름답다. 소리 없는 세상에서 드리는 예배. 정 목사와 4명의 장로, 30여명의 신도들이 손짓으로 부르는 찬송가엔 간절함이 있다.  
그들의 손짓언어를 바라보며 인간이 소통할 수 있는 언어가 얼마나 다양한지, 우리들에게 다양한 방법의 소통을 준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예배를 드린다.  
우슬재 아래 자리한 반석농아인교회는 지난해 12월 남서울 교회의 도움으로 건립됐다. 그러나 반석교회 역사는 2005년부터 시작된다. 그때는 장소가 없어 해남읍 고도리에 있는 성민교회 교육관을 빌려 예배를 드렸다.
반석교회를 찾는 교인들은 30여명, 해남 전역에서 찾아온 이들이다.
다른 교회처럼 새벽기도도, 수요일 기도도 드리고 싶지만 이동이 자유롭지 않고 교인들이 먼 곳에서 오기 때문에 일요일에만 모인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일요예배시간은 더욱 애틋하다. 반석 농아인 교회는 교인들의 생활이 어려운데다 헌금이라는 개념이 없어 개인과 타 교회의 도움으로 운영된다. 정 목사는 일요일을 제외한 날은 타지로 나가 공사장에서 일을 한다. 교회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농아인들의 꿈의 보금자리로 성장하는 반석교회는 정 목사의 전부이다. 14세 때 청각을 잃은 그는 해남 농아인들이 목포에까지 가 예배를 드린다는 말을 듣고 전 가족을 데리고 해남으로 왔다. 그리고 수년간의 노력으로 반석교회를 건립했다.
반석교회 교인들의 꿈은 소박하다. 교회가 문을 닫지 않고 계속 자신의 곁에 남아있길 바란다. 그래서 교인들은 효소를 담가 판매에 나섰다. 그러나 세상과 원활한 소통이 어려운 이들의 효소판매는 신통치 않다.
스스로 자립할 때까지 작은 도움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간절함. 월 1만원씩 3~5년 만 도움 주는 이들이 있다면.
농아인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고 깊이를 알아 가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 된다. 시각으로만 의존해야 하기에 세상과 소통도 더디고 삶도 어렵다. 그런 만큼 그들의 보금자리인 반석교회는 그들에게 더욱 소중하기만 하다.    
김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