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온저장고가 가정용 냉장고인가
2010-10-26 해남우리신문
군은 이러한 농업인들의 고충을 해결해주기 위해 소형 저온저장고를 지원해왔다.
근본 취지는 분명히 좋은 쪽에서 출발했지만, 여러 농가를 주려고 하다보니 농산물을 저장하는데 너무도 작은 규모의 3평짜리 크기로 전락해 농가의 일반 냉장고 대용이 되었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에 더해 일부에서는 식당의 냉장고로 전용이 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하니 대당 600만원이라는 대형 냉장고를 군이 나서서 지원금까지 줘가며 구입을 부추긴 셈이 되고 만 것이다.
이를 지켜보는 군민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도대체 누구의 호주머니에서 나간 돈인데 제멋대로 선심을 쓰고 있느냐는 얘기다. 애초 저온저장고가 필요한 농가가 있었기에 이 사업은 추진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도 본래의 목적에 맞게 잘 활용하고 있는 농가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한창 농산물의 수확철임에도 불구하고 크기가 작아 많은 저온저장고들이 텅텅 비어 있었다고 한다. 겨우 가용할 김치 정도나 들어 있었다고 하니 근본 취지에서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난 행정이 되고 만 것이다.
군에서 주는 자금은 공짜라는 생각에 너도나도 우선 받고 보자는 식이 돼서도 안 된다. 군이 지원하는 공공의 자금은 반드시 필요한 곳에 쓰여야 하고, 엄중한 사후 관리 또한 따라야 한다.
이러한 자금이 군민들의 혈세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선심성으로 퍼주는 것은 너무나 군민들을 무시하는 처사이다. 공공의 자금은 구성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곳에 쓰여야 함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줄을 잘 타서 또는 인맥이 있어서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정작 저온저장고가 필요한 사람에게만 적정 규모의 저장고가 지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산물을 싱싱한 상태로 보관하고 있어야 할 저온저장고가 텅텅 비었다는 것은 제대로 된 실태조사 한 번 해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값비싼 저온 저장고가 지금처럼 가용할 김치나 저장하는 일반 냉장고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