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완·진의‘전문가용역 우상화’벗어나기
2010-11-09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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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항리 공룡박물관·땅끝전망대·완도타워·진도대교 등은 해·완·진 지역에서 대표적인 관광건축물 내지 조형물이다. 그래서 관광객과 외지인들에게 자랑할 만한 구축물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도의 인공구축물은 전국적 차원에서 헤아려본다면, 여러 개에서 두 자리 숫자에 달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한마디로 동네급 내지 지역급일 뿐, 전국 수준의 구축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곳에 다녀간 관광객이 다시 한 번 더 찾아보고 싶어 한다거나, 타인에게 관광을 권장하고 싶은 경관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관광조형물이나 소위 랜드마크를 설치할 경우, 여유를 갖고서 신중하게 접근하다. 예를 들자면 프랑스 파리의 유명한 라데빵스의 ‘신개선문’은 무려 7차례의 공모전에서 1등 작품을 선발했고, 그 7개의 1등 작품 중에서 다시 1등 작품을 채택한 결과물이다.
우리 해·완·진의 경우 군수의 오케이(OK)신호가 발령되면, 바로 사업타당성 조사용역과 사업관련 용역발주 등 속전속결로 진행하는 것이 관행이다. 물론 법과 제도 그리고 상부감사에 지적되지 않을 범위 내에서 사업을 진행한다. 그러나 사업의 하드웨어적인 외형만 따질 뿐, 사업의 소프트웨어적인 그러니까 내적인 세세한 내용은 별로 따지질 않는다.
이러한 속전속결의 사업진행을 뒷받침하는 것이 소위 사업관련 ‘전문가용역’이다. 그러나 군청에 제출되는 전문가용역은 부실한 경우가 허다하다. 부실한 용역이라는 태생적 한계에 의해 그 사업이 동네급 사업으로 전락될 수밖에 없는 관행이 되풀이된다.
이러한 완성도가 떨어지는 부실한 용역이 제공되는 주요원인을 살펴보자. 첫째 군청조직원들의 용역에 대한 막연한 우상화 때문이다. 둘째 속전속결식의 행정 편의성 때문이다. 셋째 용역내용물에 대한 분석·검증 능력부족 때문이다. 넷째 군청내외의 실력자(?)의 입맛에 맞는 그러니까 밀어주기식의 부실한 용역사 선정 때문이다. 다섯째 군수의 업적과시를 위한 사업진행의 조급성이다.
전국의 각 지자체에 제공되는 부실한 용역의 종류를 분석할 경우, 대략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천편일률적인 ‘붕어빵용역’, 둘째 용비어천가식 ‘맞춤형용역’, 셋째 사업완료 후 예상되는 경제유발효과를 부풀리는 ‘뻥튀기용역’, 넷째 서론과 현황파악만 장황할 뿐, 해결책과 결론이 미흡한 ‘용두사미용역’이다.
거액의 군예산을 지불한 대가로 해·완·진에 제출된 전문가용역이 모두 정답과 모범일수는 없다. 다음과 같은 사항에 유의해 해·완·진에 제공되는 용역의 품질을 높일 것을 제안한다.
첫째 아무리 전문가 집단에 의해 작성된 용역일지라도, 그에 대한 우상화를 접고, 비판의식을 갖고 접근한다. 둘째, ‘벤치마킹’ 수준도 아닌 ‘베끼기’수준의 용역이 아닌지 주시한다. 호박에 줄을 그어 수박을 만드는 격의 꼼수용역의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용역발주부서는 사업의 목적과 목표달성 수준을 현장 설명 시에 명확하게 제시하고, 이를 수시 독려·점검한다. 넷째, 용역중간보고회와 최종보고회를 공개화하고, 이때 지역전문가의 참여와 의견을 개진토록 한다. 다섯째, 군의회에서 용역발주과정에 대한 비판과 감시의 역할을 한다. 때로는 용역의 품질을 높이도록 질타토록 한다. 여섯째, 제출된 용역의 내용이 요구했던 수준에 미흡할 경우, 재납품을 요구하는 강단성을 보여준다.
해·완·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한축은 ‘양질의 전문가용역’을 확보하는데 있음을 공유해보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