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차 한 잔 하자
2010-11-23 해남우리신문
미쳤냐고 했습니다. 막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 친구 웁니다. 미안하단 말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를 놀렸습니다.
‘바보 똥개’라고, 이제부터 네 별명 바보 똥개야 알았지? 그 친구 웃습니다. 너 때문에 내가 웃는다고 합니다.
그래 웃어 웃자. 억지로라도 웃자. 알았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줬습니다. 친구야 사람은 말야.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과 고통만 있는 거래. 4년을 버텼는데 못 버텨? 버텨 그리고 견뎌, 꼭.
조금 있으면 3차 수술을 할 겁니다. 가슴에 꼭 간직하라고 했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과 고통만 있다’라고, 그 친구가 다시 웃었습니다.
대화하는 도중에도 몸속의 그놈이 또 괴롭힌다고 합니다. 의사 선생님한테 화내지 말고 애교라도 부리라 했습니다. 그 친구 배꼽이 빠지겠다고 합니다.
정희 너 때문에 내가 울었다 웃었다 미친다 내가. “야 너 울었다 웃었다 하면 신체에 변화가 올 건데. 변화 없냐? 호호호.” 주먹을 부르는 애교일지라도 부리라고 했습니다. 널 살려주실 분이기 때문에 라구요.
그 친구가 꼭 일어나서 저랑 차 한 잔 하고 싶다고 합니다. 전 그럴 거라 믿습니다. 아니 그럴 겁니다. 꼭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