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종자 구하려면 해남에 가라
2010-11-30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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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명성 잇기 위해 클러스터 구축 필요
해남은 국내 양파종자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양파종자 채종의 메카이다.
해남에선 한해 10톤 내외의 양파종자가 생산돼 종묘업체 등에 납품되고 있고 국내 전체 양파종자 소요량의 25%를 해남산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비중이 높다.
해남산 양파종자가 25%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10톤 중 5톤만이 유통된데 따른 것이다. 해남에서 생산되는 10톤의 종자가 모두 팔려나가면 점유율은 50%에 육박하게 된다.
해남이 양파종자 채종의 메카로 부각되면서 국내 대부분의 종묘업체들이 양파종자 확보를 위해 해남으로 몰려들고 있다.
해남군과 업무협약을 맺은 농우를 비롯해 신젠타, 동부한농 등 국내 모든 종묘업체들이 해남에서 양파종자를 공급받고 있다.
해남이 양파종자 채종의 메카로 성장하게 된 계기는 국내 4~5명의 양파 육종 전문가 중 한명인 조동현씨 때문.
조 씨는 양파 육종분야에서는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종묘에서 양파육종을 했던 조 씨는 지난 2000년 퇴직 후 해남에서 독자적으로 양파 육종을 시작했다.
지난 10여년 동안 조 씨가 만들어낸 양파만도 26가지 품종, 농민들이 선호하고 있는 한터430, 미래황, 빅마마, 마이티, 야무진 등의 품종이 조 씨가 만들어낸 양파이다.
지금 그의 채종포엔 특성이 다른 1800여 종류의 양파가 자라고 있다. 1800여 품종 중 원하는 모양, 맛, 내병성 등의 특질을 가진 양파를 골라 교잡을 통해 신품종을 만들어낸다.
신품종 양파는 화산, 현산, 북일, 북평 지역 채종농가들에 의해 채종돼 다시 종묘업체에 납품된다.
조 씨는 해남은 기온이 빨리 오르고 장마도 빠르며 습도가 높아 양파채종 적지는 아니지만 하우스를 통해 이를 극복한 점이 양파채종 메카로 성장하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 씨는 현재 종묘업체들이 해남에서 채종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언제까지 해남이 양파종자 채종의 메카는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종묘업체들은 수익을 쫓는 곳으로 여건변화 등에 따라 언제든지 채종지를 옮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또 양파종자 소비는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채종면적만을 늘려서는 안 된다며 적정 면적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현재 종묘업체들의 경쟁적인 종자 확보로 인해 채종농가들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재배농민들에겐 혜택이 없다며 해남에서 생산된 종자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해 군내 양파재배농가들이 재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재와 같은 채종농가와 종묘업체간의 계약에 의한 종자생산과 납품이 아닌 해남에 맞는 신품종 개발과 해남브랜드를 만들어 해남농민들에게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남은 양파 육종 전문가와 이미 기반이 다져진 채종농가, 1100ha에 이르는 양파 재배면적, 유통업체 등 양파산업에 있어 어느 곳보다 앞선 곳으로 양파산업 활성화를 위한 클러스터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성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