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가 지역정체성 바꾼다

2010-12-28     해남우리신문
올 한 해는 유독 해남지역 곳곳에서 음악소리가 많았던 해였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소규모 문화 행사들이 연쇄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규모 축제들은 지역민들의 문화적 향유 기회 제공과 지역내 문화적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소규모 축제가 특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대규모 축제와 달리 지역내의 인적 자산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어 문화적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활동할 무대가 없다면 지역의 예술인들이 설 곳은 없다. 아름다운 고장은 자연경관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는 인간의 숨결이 더해져야 비로소 아름다움은 완성된다.    
형식적인 면에서 축제는 주민들이 중심이 된 소규모 축제와 지자체가 관여하는 대규모 축제로 대별할 수 있다. 소규모 축제는 발표회식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지만 각 단체의 성격과 역량에 맞춰 치르기 때문에 지역내의 다양한 문화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그 과정에서 다양한 방면의 지역 예술인들을 발굴하고 문화적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라남도와 해남군․진도군이 공동주관하고 있는 명량대첩제와 같은 대규모 축제의 경우도 지역내 문화인력을 최대한 활용한 축제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이 안 돼 소규모 축제에서 형성된 문화 인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축제란 단발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축제를 통해 형성된 지역이미지를 활용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도 연계시켜야 한다.
유명인을 초청한 행사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천편일률적인 것으로 지역의 특색을 살린 차별화된 축제가 될 수 없다. 소규모 축제는 동호인들의 문화적 소통의 무대이기도 하지만 대규모 축제의 밑바탕이 될 수 있으므로 소규모 축제에 대한 지원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살기 좋은 고장 아름다운 고장은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만족도와 직결이 된다. 축제란 사람이 모여들어야 비로소 축제가 된다. 피상적으로 객이 되어 바라만 보는 축제는 오래가지 못한다. 관광객들에게도 다양한 체험거리가 제공되는 축제라야 그 생명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