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해맞이 15년 전 마을민 놀이에서 탄생
2010-12-28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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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해맞이 축제는 올해로 15회째를 맞는다. 15년 전 12월 31일 밤, 박필수씨와 조광영씨, 김선재씨, 김유복씨 등이 땅끝에 모여 장작불에 삽겹살 구워먹으며 밤새 북장구 치며 놀았다.
고소한 고기 냄새와 북장구 소리에 동네 사람 하나둘이 모이기 시작해 40여명이 됐다. 땅끝해맞이 축제는 이렇게 시작됐다.
다음해에는 10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축제를 했고 3회째는 송지면 기관사회단체들이 합류해 면축제로 성장했다.
그리고 4회째 되던 해에 해남군에서 500만원을 지원해주자 주민들은 그럴싸한 작은 무대도 조명도 만들어 땅끝해넘이 해맞이 축제라는 이름을 걸었다. 땅끝해맞이 축제가 전국 축제로 성장한 것이다.
자발적인 주민들의 놀이에서 탄생한 땅끝축제는 그래서 마을민들에게는 소중하고 애정이 남다르다. 그러기에 해맞이 축제는 전 주민이 10여일 간의 준비를 통해 탄생된다.
용줄 만들기를 비롯해 달집태우기 준비만도 만만치 않다. 달집태우기를 위해 마람(이엉)도 엮어야하고 대나무 준비와 산에올라 장작 준비까지 며칠이 소요된다.
땅끝 입구에서 전망대까지 청사초롱 달고 전기시설을 연결하고 만장도 만들어야하고 축제 전날까지 꼬박 10일동안 전 마을민들은 울력에 동원된다. 축제가 끝난 후에는 이틀간 또 철거작업을 해야한다.
그야말로 해맞이 축제는 땅끝마을사람들이 하나가 돼 만들어낸 축제이자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묶은 대동작업이다.
축제 1회때부터 지금까지 해맞이 축제와 인연을 맺으며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유복씨는 해맞이 축제가 있었기에 땅끝이 전국 관광지로 성장했다고 말한다. 또한 해맞이 축제가 있기에 땅끝의 공동체가 이어지고 주민들이 주인이 되기에 무대 중심의 축제가 아닌 전통놀이가 중심이 되는 축제가 가능함을 말한다.
땅끝의 저력은 여기에 있었다. 새해 떠오르는 해보다 더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것이 축제를 만들어 내는 땅끝 사람들의 공동체 정신이다.
그러기에 땅끝 해맞이 축제가 빛나는 것은 이것을 만들어내는 이들의 공동체적 열망, 땅끝을 알리려는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리라.
2011년 1월1일, 땅끝을 찾는 사람들은 땅끝사람들의 열망이 담긴 용줄을 잡고, 달집을 태우고 소원을 빌 것이다. 땅끝에서 새해 희망을 노래할 것이다.
박영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