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불도 물개 박허준 수구 국가대표 되다
2011-01-25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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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면 어불도 출신인 박허준(전남제일고 3년)군이 수구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박 군은 전남제일고를 수구 명문고로 이끈 선수로 각종 전국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휩쓸 정도로 탁월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어불도분교에 재학 당시 우연히 수영선수로 입문하게 된 박 군은 전남체육중학교에 위탁 교육을 받은 지 3개월만에 전남대표로 선발되는 등 제2의 조오련이라는 명칭을 얻으며 수영선수로 활약했다.
그런데 박 군이 수구 국가대표가 돼 해남을 알리기까지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지난 2003년 박 군이 어불도분교 5학년에 재학 당시 자장면이 먹고 싶어 어란에 나갔다가 돌아올 선박이 없자 어란과 어불도 사이 900m 바닷길을 헤엄쳐 돌아와 화제가 됐던 것이다.
물살이 빨라 성인 남자들도 어지간한 수영 실력 아니면 감히 엄두도 못 낼 거리를 박 군은 4학년 때부터 헤엄쳐 다녔단다.
이 사실은 박 군이 수영하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 군인들의 신고로 알려졌고 당시 어불도분교장 이었던 박석천 교사에 의해 전남체육중학교에 입학해 수영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박 교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당시를 이렇게 회상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물을 유난히 좋아해 마을 앞 솔섬과 거북섬을 자주 오가며 조개도 줍고 미역도 따고 그렇게 바다를 친구로 삼아 살아 온 허준이는 그래서인지 바다가 깊고 파도가 높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담력을 지녔다.
허준이가 수영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안 뒤 그런 재능을 키워 보고자 전남 체육중학교에 위탁 교육을 시작했는데 그 곳에서 훈련받기를 한 달 여, 부모를 떠나 처음 생활해 보는 그 곳에서도 허준이는 바다에서처럼 적응을 잘 해냈다.
한 달 동안의 훈련으로는 기초도 닦여지지 않은 상태였지만 경험을 쌓게 하고자 제28회 전남학생종합체육대회에 참가시켰다. 겨우 한 달이라는 기간, 체육중학교 감독님을 만나니 이제 겨우 평영의 기초를 배웠고 대회 5일 전에 턴하는 연습을 했단다. 그렇게 도전을 했는데 평영 50m에서 3위를 했다.
박 군의 아버지 박순택씨도 아들에 대한 칭찬이 대단하다.
수영과 근대5종을 오가며 방황하던 아들이 수구 선수로 전향한 뒤 국가대표까지 오른 것이 대견스럽다며 허준이는 수영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 수구 국가대표 골키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제2의 조오련을 꿈꾸며 어불도 바다를 휘젓고 다니던 한 아이가 8년이 지난 지금, 국가대표가 돼 우리 앞에 우뚝 섰다.
김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