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 기숙형 중학교의 필요성

2011-02-08     해남우리신문

박태정 기자


다문화가정과 조손가정, 한부모가정이 늘어가면서 면지역의 학생들이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다. 모든 교육의 출발점은 가정, 그것도 어머니로부터 받는 영향이 가장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불우한 가정환경에서도 이를 극복하고 꿋꿋하게 자란 아이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교육의 출발점을 가정이라고 봤을 때 이들은 벌써 교육 균등의 기회를 잃은 것이다. 자칫 사회가 이들을 방치했을 때 나중에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은 지금 투자해야 할 비용의 몇 갑절이 더 들어갈 지도 모른다. 비단 사회 전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 개인으로 봤을 때도 돌이키지 못할 기회비용의 상실은 결코 간과할 수준이 아니다. 사회가 이들을 끌어안고 교육을 담당한다면 이들 중에는 분명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해남지역에는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211명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중 초등학생이 171명이라는데 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는 몇 년 후를 생각하면 미리 대책을 세워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다문화가정의 경우 어머니의 교육정도와는 상관없이 한국어에 서툴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머니로부터 충분한 언어습득을 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이다. 이는 학습장애로 이어져 결국 성적은 하위권을 전전할 것이다.
이에 기숙형중학교의 설립을 주문해 본다. 기숙형 중학교는 말 그대로 기숙사가 완비된 중학교를 말한다. 아이들은 그곳에 머물면서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 진로체험 등을 접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갈 수 있다. 또한 버스 시간 때문에 자율학습도 할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을 해결할 수도 있다.
다문화가정이나 조손가정, 한부모가정을 폄하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좀 더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사회가 이를 수용하자는 차원이다.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그렇게 따로 갈라놓으면 아이들의 사회성이 떨어질 수도 있고, 자칫 문제학교로 낙인이 찍히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교육은 내재한 잠재 능력을 길러주는 차원이다. 지금처럼 뒤섞여 있는 상황에서는 그 아이들에 맞는 맞춤 수업을 할 수가 없다. 작은 고리 하나만 해결해줘도 아이들은 자신의 잠재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도 있다. 지금 명문학교라고 불리는 학교들이 처음부터 명문은 아니었다.
교육의 효과는 급한 성질만큼 바로 나타나지를 않는다. 적어도 몇 년 또는 몇 십 년의 세월이 흘러 그들이 고등학교를 가고 대학을 가고 사회에 나갔을 때 그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전통은 만들어가는 것이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