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개 해남·해순이를 아시나요

2010-02-23     해남우리신문

김대중 대통령이 2000년 6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받은‘우리’와‘두리’의 후손인 풍산개 해남이(♂)와 해순이(♀)가 옥천면 동리에 살고 있다. 둘은 한 어미에서 태어난 남매지간으로 2008년 10월 28일생이다. 사람처럼 생일까지 기억되고 있는 이 풍산개들의 새해 소망은 결혼하는 일이다. 만 1살이 넘은 해남이와 해순이는 이미 어른이 다 되었는데도 마땅한 혼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해남이와 해순이는 윤재걸 시인이 오랜 도시 생활을 접고 생가인 동리로 내려오면서 주말부부가 되자 외로움을 달래라며 둘째 사위가 보내온 선물이다. 해남이와 해순이의 어미는 군견으로 둘째 사위의 지인인 모군단장으로부터 분양받은 것인데, 윤재걸 시인의 주중‘외로움의 동반자’로 한가족이 되었다.
윤재걸 시인은 이미 성숙한 해남이가 누나인 해순이에게 짝짓기를 시도할 때가 가장 가슴이 아프다며, 본능적으로 근친교배를 싫어하는 풍산개의 특성상 해순이는 동생 해남이의 구애를 완강히 거절하고 있단다. 윤재걸 시인은 우선 해순이의 멋진 신랑감을 구해 풍산개의 혈통을 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풍산개는 진돗개, 삽살개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토종견이다. 현재 북한에서는 풍산개를 천연기념물 368호로 지정해 적극적으로 보호 육성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남한에서도 풍산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1999년에는 대한풍산개협회가 설립되기도 했다. 항간에는 풍산개를 호랑이 잡는 개로 일컫고 있으며, 함경북도 풍산 일대에서는 사냥개로 쓰이고 있다.
집속에 깔아준 이불도 다 걷어
내버린다고 말한 윤 시인은“풍산개는 해발 800m 이상인 개마고원 일대에서 살았기 때문에 고산의 추운 날씨에 잘 적응할 빽빽한 속 털과 길고 거친 겉 털의 이중모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하고 용맹스러운 개로 알려진 풍산개는 몸무게 20~30kg에 이르는 중형견에 속한다.
한반도의 북쪽 추운 지방에서 남쪽 땅끝으로 온 해남이 해순이는 민족의 화합과 통일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갖고 있어, 그 대를 잇는 것이 뜻있는 사람들의 관심
거리이다.
진돗개가 처음 보는 외부인을 경계하는 것에 비해 풍산개는 사람에게는 매우 온순하다.
그러나 밤이면 시끄러워서 잠을 자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것은 사냥개의 습성이 남아 산에서 바스락거리는 동물을 보고 짖어대는 것이라는 것. 풍산개는 진돗개처럼 강아지 때부터 사육하지 않으면 기르기가 쉽지 않다고 하며 한 번 주인은 영원한 주인으로 모시는 절개와 충성심의 상징이기도 하다  박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