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에 있는 신비의 우물샘

2010-02-28     해남우리신문

바다 가운데 있는 우물샘. 믿기지 않겠지만 북평면 와룡마을에 실제 존재한다.
북평 와룡마을에 있는 짜우락 샘은 특이하게도 바다안에 샘이 위치하고 있다.
밀물이 들면 사라졌다 썰물이 되면 다시 나타나는 신비의 바닷길과도 흡사한 이 샘은 철철 흐르는 물 때문에 바가지로 바닷물을 조금만 거둬 내면 금새 깨끗하고 맑은 샘물로바뀌는데 그 물맛 또한 일품이라고 한다. 또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어 예로부터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고 한다.
와룡마을 사람들이 이 샘을 복원하기 위해 모두들 나섰다. 어느 해부터인가 방치됐던 이 샘을 복원하게 된 이유도 정말로 전설 같은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일년전 마을을 지나가던 한 노인이“누가 누워 있는 용의 두 눈을 가렸을꼬”라며 혼자말로 중얼거린다. 처음엔 미친 사람의 중얼거림으로 생각했던 마을사람들은 예사 노인이 아닌 것 같아 노인을 불러 이유를 물었다.
“노인장 방금 무어라 말씀 하셨습니까?”
눈을 감고 한참을 뜸들이던 노인은“바닥에 엎드려 잠시 쉬고 있는 용의 두 눈을 가려 놓았으니 마을에 변고가 생기지”라고 답한다. 노인의 말은 1년 새 마을의 젊은 청년 7명이 급사한 것을 두고 한 말이라 생각한 주민들은 걱정이 앞섰다.이어 노인(마을 사람들은 지금도 돌팔이라 말한다)은“가려진 용의 두 눈을 뜨게 해줘야 마을이 무사할 수 있다”며 홀연히 마을을 떠났다. 그렇지 않아도 젊은 청년들이 근래 들어 비명횡사하고 있어 불안해하던 마을 사람들은 용의 두 눈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몰라 전전긍긍하다 순간적으로 한 가지를 떠올렸다.
그것은 바로 지난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마을의 식수원으로 사용하다 지하수 개발로 방치됐던 짜우락샘(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부르는데 두개의 샘이 나란히 있어 실제로 용의 두 눈처럼 생겼다)이 생각난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마을 청년들의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 샘을 원상태로 복원키로 하고 부녀회가 앞장서기로 한 것이다.
흡사 전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마을 주민들은 아직도 그 노인의 말을 믿고 있다.
최정애(75) 할머니는“젊디 젊은 청년들이 아무 이유 없이 죽어 나가는디 그냥 볼 수만 없는 것이고 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샘을 복원하기로 했당께”라고 말했다.
또 천미선(50) 부녀회장도“굳이 그 노인의 말이 아니더라도 바닷가 마을인 와룡마을 특성 때문에 지하수에 염분이 많아 음용하기 힘들어 샘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나이 드신 마을 노인분들도 짠맛이 전혀 없는 짜우락샘이 제격이라 했다고 말했다. 짜우락샘을 사용하지 않아 안 좋은 일들이 많이 발생한 것 같다는 와룡마을 조정현(47) 이장은 짜우락샘이 정식으로 음용 가능한지 알아보기 위해 무안 수질검사소에 검사를 의뢰했다며 보름 후 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샘 복원과 경관 정비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바다 안의 샘이라는 특이성 때문에 관광객이나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돼 해남군에 관광 인프라확충 차원에서 지원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