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여러분!

2011-05-17     해남우리신문
윤서현(서울 강서구 화곡동 향우)


여행은 누구에게나 설렘과 기대를 갖게 합니다. 가고자 하는 그 곳의 풍경과 독특한 음식의 맛과 특별한 풍습과 구수한 사투리가 그것입니다.
나는 누구보다도 고향을 그리워하며 사랑합니다. 그래서인지 낯선 부류들끼리의 이야기라도 고향이야기가 귀에 걸치는 날이면 그냥 넘기질 못하고 끼어드는 습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거나 ‘식도락’이라는 말이 있듯이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줄행랑을 치고 싶은 심정이 됩니다. 마땅히 자랑하고 내세울 만한 대표음식이나 식당을 나 자신이 만나보질 못했고 번번이 실망에 실망을 거듭 반복했던 때문이지요.
예로부터 강진과 해남은 산물이 풍부하고 먹거리는 그 맛이 진귀해서 양쪽 고을 현감은 자신이 다스리는 고을의 상차림을 서로 자랑삼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건만, ‘지금은 아니올시다.’ 라고 답할 수밖에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한반도의 땅끝이라는 지명도가 있어 국토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단골 답사지이기도 한 우리 해남은 계곡의 흑석산, 옥천면을 지나는 덕룡산과 북일. 북평 삼산을 거치는 주작산과 두륜산, 현산. 송지를 지나는 도솔봉, 달마산과 땅끝을 연결하는 ‘땅끝기맥’이 있는 곳입니다.
또한 역사적으로도 왜구에 항적했던 유적이라든가 정유재란 당시 의병활동, 특히 명량해전의 전초전이었던 조선의병과 왜 육군간의 옥천성산전투, 이순신장군의 부장으로 활약했던 충신 정훈 장군의 묘와 사당이 있고, 조선조 시조문학의 대가 고산 윤선도의 사당과 유물 등 열거하기에도 벅찬 역사가 있는가하면, 근대사에서 3.1 만세운동 33인 중 한 분 양한묵 선생의 생가가 있는 충절의 고장으로 근래에는 땅끝 마라톤이나 명량해전 축제 등으로 외지 손님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해남 여러분!
나그네에게는 훌륭한 볼거리도 중요하겠지만, 맛난 음식을 맛볼 수 있고, 편히 쉴 수 있는 곳도 중요합니다. 일전에 강진 땅 구석진 면소재지 식당 앞, 부산번호판이 붙은 관광버스에 올라타며 손님들 하던 말이 기억납니다.
‘경상도나 전라도나 구경꺼리 별거가, 음식 맛있다고 해서 그 맛 보러왔제. 역시 전라도 음식 맛은 최고 아닌겨. 이 맛에 오는 거 아이가.’ 우리 해남에도 옛 명성과 같이 맛난 음식, 자랑하고 싶은 음식점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