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 없는 공직기관장들

2011-07-19     해남우리신문

오길록(해남 항일독립운동희생자 추모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


충절의 고장 땅끝 해남에서는 일본의 침략과 국권침탈에 맞서 정유재란 때 왜군과 교전하다가 전사한 95위, 심적암에서 일본군에게 참살당한 66위, 기미 3․1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다가 투옥된 74위, 광주학생독립운동사건을 주도하다 퇴학과 투옥된 12위, 전남운동협의회 독립운동사건을 주모하다 투옥된 21위 등 268위의 순국열사 ․ 애국지사들이 있다.
이들에 대한 합동추모제를 2008년부터 매년 봉행하고 있고 올해도 지난 8일 군민합동추모제를 개최했다.
해남에는 국민의 세금으로 연봉을 받고 권한과 명예가 있는 국가의 기관장이 30여명이나 된다. 그리고 2명의 도의원과 11명의 군의원이 선출돼 활동하고 있다.
이번 합동추모제를 앞두고 해남의 기관 ․ 사회단체장 등 90여명에게 함께 해 줄 것을 원했다. 그러나 해남군수 ․ 법원 지원장 ․ 검찰 지청장 ․ 경찰서장 ․ 세무서장 ․ 소방서장 ․ 교육지원청장 등 애국정신이 필요한 공직자들은 물론 국영기업체 해남지점장들과 해남의 초 ․ 중 ․ 고등학교 교장들이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또한 도의원 2명과 10여명의 군의원들도 군의장의 추모사 낭독을 제외하고는 군내 실 ․ 과의 업무보고를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해남군수는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추모식 당일 연가를 내고 불참했다.  민족의 국권회복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고 처자식 ․ 형제자매들과 생이별을 하면서 재산도 버린 268위 순국열사 ․ 애국지사들이 그렇게 대접받아야 하는가.
호시탐탐 조선의 침략과 국권침탈을 일삼았던 일본의 제국주의에 맞선 순국열사 ․ 애국지사님들의 희생정신이 없었다면 해방도 되지 못하고 오늘날 우리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이 될 수 있었을까. 더욱이 고위공직자들은 이런 희생정신의 최대 수혜자가 아닌가.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른다는 격언이 있다. 해남에서 군수 ․ 도의원 ․ 군의원 ․ 군수 ․ 지원장 ․ 지청장 ․ 경찰서장 ․ 세무서장 ․ 소방서장 ․ 교육지원청장 등 공직자로 활동하려고 하면 해남에서 희생된 순국열사 ․ 애국지사님들의 애국충절과 그 희생정신을 귀감으로 삼아 추모식 정도는 참석해야 할 것이 아닌가? 이 정도는 해남에서 근무하는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의무와 도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