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서거 2주기를 추모하며 - 민상금(전 서울시의원)
2011-08-12 해남우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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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18일은 김대중 대통령 서거 2주기다.
사람들은 저마다 친분에 따라 감회가 엇갈릴 것이다.
나는 2년 전 김대중 대통령 서거 직후 어느 선배 기독교인이 대통령과 욥을 비유하면서 들려주던 조용하고 차분했던 설명을 잊을 수가 없다.
욥은 구약성경(욥기)의 주인공 이름으로 울부짖는 자라는 뜻이다.
하나님을 경외하여 악을 떠난 삶으로 의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자 사탄이 이를 시험한다.
자식과 재물을 모두 잃고 질병까지 얻자 아내와 친구까지도 조롱한다.
그러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끝까지 버리지 않아 마침내 승리하고 과거보다 더 큰 복을 받았다는 설명이 어쩌면 그렇게도 대통령의 일생과 닮았던가.
또한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사건은 김대중 옥중서신 출간이다.
30여 년 전 감옥에서 사형수의 몸으로 아내와 아들에게 썼던 편지를 모아 발간한 김대중 옥중서신은 당시에는 마음대로 살 수도 없던 대표적인 불온서적이었다.
그래서 몰래 숨어서 읽으면서 나는 또 얼마나 가슴 조리며 슬퍼했던가.
김대중 대통령 가신지 2년이 지난 지금 오늘의 정치현실과 남북관계를 보면 대통령께서 얼마나 큰 거목이었나 하는 아쉬움뿐이다.
2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모 일간지의 워싱턴 특파원 기자는 내 인생의 DJ라는 칼럼에서 이렇게 썼다.
‘그의 위싱턴 흔적을 하나하나 밟으면서 그는 망명 시절이 어떠했는지 어렴풋이 알았다. 방 두 칸짜리 아파트에 살며 온종일 일에만 매달려 3년간 본 영화는 간디가 유일했고 후원금은 생활비가 아니라 활동비로 써야한다며 그 돈으로 쌀 한 포대 사려하지 않았다. 평생에 걸쳐 마이너였던 그는 마지막 순간에 잊혀졌던 용산 희생자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그렇다.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진면목은 국내에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평가받지 못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역사란 언제나 힘 있는 자의 기록에 불과하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대통령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기록이다. 그렇다면 이번 2주기를 맞아 새로 발간된 김대중 자서전 보급판이라도 필히 한번쯤은 읽어 이제라도 대통령을 제대로 알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